6일 총선에서 과반의석(326석)을 확보하지 못해 단독 집권이 난망한 영국 주요 정당들이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6석을 얻어 제1당에 오른 보수당과 258석으로 2위로 처진 집권 노동당은 각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자유민주당(57석)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보수당은 집권을 위해 제3당인 자민당의 도움이 필요하며, 노동당은 자민당과 연정을 이루면 보수당 집권을 저지할 수 있다.
자민당과 연정협상에서 현재로서는 보수당이 우위를 선점한 형국이다. 9일 인디펜던트, 텔레그래프 등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보수당과 자민당의 연정 협상단은 7일에 이어 9일 오전에도 세부적 연정 조건을 놓고 협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는 7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포괄적인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미 안보, 교통, 재무 장관 자리를 자민당에 양보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9일 협상에서 이민, 국방, 유럽연합(EU)과의 관계 등을 논의했다. 텔레그래프는 "닉 클레그 자민당수는 보수당이 이끄는 연정에 참여하기 위한 진전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보수당 관계자 또한 "이르면 월요일(10일)까지 협상이 타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바람대로 연립정부가 빠르게 구성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선거제도 개편에서 양당간 의견차가 상당하다. 특히 득표율 23%를 기록했지만 의석수는 9%밖에 차지하지 못한 자민당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제도 개편을 연정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자민당 내부에서는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정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때문에 자민당이 집권 노동당의 손을 들어 줘 보수당 집권을 저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당은 선거구제 개편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는 유연한 자세다. 더욱이 노동당은 보수당과 지지기반이 겹치고 정책도 상당부분 일치, 자민당이 연정 파트너로 어느 당을 선택해도 무난한 상황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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