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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변화 없이 중국 발전모델은 쓸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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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변화 없이 중국 발전모델은 쓸모 없다

입력
2010.05.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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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매체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을 뒤늦게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중국 동북지방의 발전상에 감동했다고 유난히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동북지역 방문에서 중국의 발전 모습을 목격하면서 커다란 감동을 받았고, 조중 쌍방이 많은 측면에서 서로 배우고 경험을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북한 언론의 이런 보도는 북한이 중국 다롄과 톈진 등을 모델로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개발을 추진한다는 관측을 뒷받침 한다.

김 위원장이 두 지역을 중점적으로 둘러보고,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기업의 투자를 환영하고 양국간 실무협력 수준을 제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후 주석이 제안한 5개 협력분야에 '경제무역협력 강화'가 포함된 사실은 경협 논의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중국의 야심 찬 동북지역 개발전략인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선도구 개발계획'은 북한 두만강 유역과 나진항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투자와 지원을 통한 북한의 경제발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김 위원장이 2000년 이후 4차례나 중국의 개혁개방 현장을 둘러 보았지만, 중국의 경험을 활용한 변화는 없었던 것이 근거이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내 남측 재산의 몰수 또는 동결조치를 강행한 것이나, 천안함 침몰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현실도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발전 전략의 진정성과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북한은 외부 지원 없이 자력으로 경제난을 극복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의 최대 목표가 중국의 대북 투자와 경제 지원인 사실은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정한 개혁개방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감동했다는 다렌과 톈진의 발전상을 북한 땅에서 실현하기는 애초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건설의 경험을 소개하고 싶다"는 원자바오 총리의 말 뜻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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