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택 분양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3대 징크스가 깨지는 것일까.
미분양 적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으며 시장 부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의 선전은 아파트 분양의 '3대 무덤'이라 불리는 ▦중대형 단지 ▦보금자리주택 경쟁 단지 ▦지방 신규 단지에서 이뤄진 것인 만큼 업계 일각에선 이번 '이변'을 놓고 시장 반전의 시그널이 아니냐는 고무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이런 분위기가 일부 현장에 국한돼 있는 만큼, 전체적인 분양시장 회복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이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일 금융결제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지난 6, 7일 이틀간 신청을 받은 경기 '광교 e편한세상' 1순위 청약접수에는 1,929가구(특별분양 41가구 제외) 모집에 2만116명이 몰려, 평균 10.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최근 신규 분양단지에서 외면 받는 전용 100㎡ 이상의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단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전 가구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염을 토한 것. 특히 40가구를 모집한 145㎡B형은 111.88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20개 공급타입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인 187㎡도 2가구 모집에 40명이 몰리며 2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화건설이 경기 남양주시 별내지구에서 분양한 '한화 꿈에그린 더 스타' 729가구도 7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8.47대 1, 평균 2.9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가구 청약을 마쳤다. 같은 날 사전예약접수가 들어간 보금자리주택 남양주 진건지구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았던 상황. 그러나 진건지구 보금자리주택 분양가(3.3㎡ 당 950만원)와 경쟁할만한 수준으로 맞춘 분양가(3.3㎡ 당 평균 1,055만원)가 청약수요를 흡수하며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좋은 청약 성적을 거뒀다.
청약률 '제로'가 속출했던 지방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왔다. 쌍용건설이 지난 주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서 분양한 '금정산 쌍용예가'는 512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839명이 신청, 중대형인 전용 114㎡ 1개 타입만 제외하고 전 타입이 1~3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38가구를 모집한 전용 74㎡에는 191명이 몰리며 5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는 이들 단지가 민간 분양시장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회복에 기인한 것이라기 보다,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 덕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이번 분양 성공사례들은 중대형 물량이나 지방단지, 보금자리주택 인접 지역 등 민간 건설업계의 참패가 예상됐던 곳에서도 얼마든지 민간 주택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케이스"라며 "아직 전반적인 분양시장 회복을 이야기하기는 섣부르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 등의 경쟁력만 갖춘다면 넘어서지 못할 침체 위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