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포츠 라운지] 탁구대표팀 김택수·현정화 감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포츠 라운지] 탁구대표팀 김택수·현정화 감독

입력
2010.05.07 17:34
0 0

한국 남녀탁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택수(40) 감독과 현정화(41) 감독의 노트에는 2가지 목표가 선명하게 써있다.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이처럼 '27년 지기' 두 감독은 공동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23~30일)을 앞두고 7일 강원 홍천실내체육관에서 최종 담금질을 하고 있는 두 감독과 이색적으로 탁구대위에서'토크 랠리'를 나눴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탁구대 위에 걸쳐 앉은 둘 사이에는 경기 때의 긴장감과는 다른 묘한 경쟁기운이 솟아났다. 탁구에 있어서 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욕심쟁이'와 세계선수권 준비, 프로 출범의 당위성 등을 비롯해 '원수'가 된 사연까지 속 시원하게 들어봤다.

-세계선수권 준비상황은.

"(현)이전 3주 동안은 체력 위주의 훈련을 했다. 특히 수비전형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남자파트너를 붙여 파워 드라이브에 대한 리시브 연습에 중점을 뒀다. 5일부터는 실전훈련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2월에 소집된 뒤 남자들도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다. 힘의 탁구를 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앞으로는 전술 위주의 훈련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것이다."

-이번에는 중국의 벽을 넘을 수 있나.

"(김)냉정하게 판단하면 중국보다 모든 면이 뒤처진다. 남자대표팀의 주축인 유승민 주세혁 오상은이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 활용해 차이를 좁히는 게 관건이다."

"(현)중국에 뒤진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실력으로 따지면 3대7로 밀리는 게 현실이다."

-크로스 질문이다. 중국을 넘어서기 위해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는가.

"(김)여자대표팀은 현 감독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하면 넘어설 것 같다. (현)용기 백배가 되는 말인데(웃음)…. (김)여자 선수층이 얇긴 하지만 5명 선수 모두가 쫀쫀할 정도로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다. 경험 많은 현 감독이 중국을 잡기 위해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현)남자대표팀에는 세계적인 선수가 많다. 이들 모두 새벽훈련에서부터 야간훈련(하루 평균 8시간)까지 하게 만드는 게 대단하다. 김 감독은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을 잘 응집시킨다. (김)지난 주에 현 감독에게 밥 한번 샀다(미소). (현)경기에 고도로 집중할 수 있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중국을 잡을 수 있다. '미친 선수'가 나오게 하는 것도 훈련 과정과 방법 안에서 비롯된다. 어린이날 실전경기에 탁구는 200명 정도가 왔지만 축구장에는 6만명이 넘게 들어왔다.

(현)열 받는다. 왜 탁구는 그렇게 못할까 분하다. 탁구도 프로를 빨리 만들어서 야구, 축구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프로화가 된다 안 된다 말하는데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 양파처럼 계속 까봐야 알 수 있다.

(김)탁구는 올림픽 금메달로 감동을 줬고 남북단일팀도 구성할 만큼 저력이 있다. 사라예보 때부터 30년 넘게 세계 4강을 줄곧 유지해온 종목이 탁구 밖에 없다. 프로가 아니라서 사실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접근성이 높고 좋은 경기장에서 한중일 프로리그가 진행된다면 세계탁구선수들에게 이보다 좋은 경연장이 어디 있겠는가. 중국이 10년 전에 프로를 출범해 경기력이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좋아졌다. 프로가 생기면 선수들이 항상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관중이 많은 세계대회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

-나이는 한 살 차인데 동기가 맞나.

"(현)김 감독은 1970년 5월생인데 어떻게 학교를 빨리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중 3때부터 절친이 됐다. 내가 임신 8개월 중이었는데 김 감독 부부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한 섬으로 신혼여행도 같이 갔다."

"(김)사실 부인보다 더 자주 통화하고 만나는 게 현 감독이다. 현 감독과 지금의 남편 김석만을 이어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들의 연애를 위해 8년간 항상 따라다녔다."

-김 감독이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들어온 것도 현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들었는데.

"(김)아주 원수다. 유남규 감독 사임 후 혹시나 현 감독에게 협회에 내 이름을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추천했더라."

"(현)두 말 말고 들어오라 했다." "(김)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을 놓고 고민할 때도 현 감독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 결국 2004년 당시 대표팀 코치가 돼 생각지도 못한 유승민의 금메달을 만들어냈을 때 더 없이 기뻤다.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홍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