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의 중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7일 북한으로 돌아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5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유관 당사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7일 전했다. 양국 정상은 6자회담 당사국이 6자회담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9ㆍ19 공동성명에 근거해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6자회담 재개 위한 유리한 조건 조성 희망'발언은 6자회담 복귀 여부 및 시기에 대한 명시적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 등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북한도 유리한 조건 조성을 위해 스스로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이중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은 ▦고위층 교류 지속 ▦내정 및 외교문제, 국제 및 지역정세, 국정 운영 등 공통관심사에 대한 전략적 소통 강화 ▦경제무역협력 심화 ▦문화, 교육, 스포츠 등 인문 교류 확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포함한 국제와 지역 문제에서의 협력 강화 등 5가지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중간 전략적 소통 대상에 양국의 내정이 포함된 것은 처음으로 함의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내정의 전략적 소통'과 관련, 김정은으로의 북한 정권 후계구도 및 천안함 침몰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키워낸 전통적 우의 관계는 시간의 흐름과 세대교체로 인해 앞으로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며 후계 세습에 대한 중국측 양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양국 우호관계를 대대손손 계승하는 것은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고 답했다.
북중 경제협력에 대해 김 위원장은 후 주석에게 "신 압록강대교 건설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상징"이라며 "북한은 중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고 양국간 실무협력 수준을 제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6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경협문제를 제기, 원 총리로부터 "양국이 중점협력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국경지역 인프라 건설과 새로운 영역과 방식을 통한 합작을 위해 종합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는 답을 들었다.
한편 중앙(CC)TV가 방송한 북중 정상회담 장면에서 김 위원장은 회담에 앞서 후 주석과 포옹했고 회담 중간에 메모를 하는 등 건강에 심각한 이상은 없는 듯 했다. 북중 정상회담에는 북측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배석했고 중국측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후 주석의 방북을 초청했으며 후 주석은 이를 수락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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