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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 이후/ 金 출발부터 귀국까지 '궁금증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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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 이후/ 金 출발부터 귀국까지 '궁금증 릴레이'

입력
2010.05.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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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마무리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과거 방중과 비교할 때 다른 점이 적지 않다. 전례에 없었던 왕성한 공개 행보와 전격적인 귀국 과정, 방중 내용을 둘러싼 양국 언론 보도의 차이 등 미묘한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5일 오후 베이징에 입성하기 전까지 2박3일간 평양~다롄(大連)~톈진(天津)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동 거리만 1,400km가 넘는 강행군이었다. 단순히 이동만 한 것이 아니라 경제시설과 항만 등을 둘러봤다. 2006년 1월 방중 때 경제시설을 두루 시찰하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만나기까지 7박8일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는 다롄 방문 기간 중에는 야경과 밤바다를 감상하러 호텔 밖을 나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왼쪽 다리를 절뚝거리고 머리 숱이 듬성듬성한 모습이 노출됐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공개 행보에 2008년 뇌졸중을 앓은 이후 나돌던 건강 악화설을 불식시키고 건재를 과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귀국 과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 위원장은 6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오찬 회담을 마친 뒤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평양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당초 이날 저녁 후 주석과 함께 북한 가극단이 공연하는 '홍루몽'을 관람할 것이란 관측을 깬 깜짝 귀국길이었다.

대대적인 환송 행사가 없었던 점도 과거 의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2004년에는 황쥐(黃菊) 부총리가, 2006년에는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9시 선양에 도착했다. 베이징에서 선양까지 무려 16시간 30분이나 걸린 셈이다. 이 구간은 고속열차로 4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 2006년 당시 비슷한 시간에 국경선 옆에 있는 단둥까지 통과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느린 운행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55분에야 단둥 북중우의교를 넘었다.

홍루몽 관람 불발, 허술한 환송 의전, 거북이 귀국 행보 등 6일 귀국을 기점으로 방중 기류에 이상 징후들이 포착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급거 귀국에 대해 방중 성과가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물론 귀국 풍경이 달라진 것은 회담 성과와는 무관하고 오히려 김 위원장의 건강이나 경호 문제 등과 관련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북한 매체들이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일체 배제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의 다롄 및 톈진 방문 소식만 전했을 뿐 정상회담 등 베이징 체류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 등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북한이 중국과의 사전 교감 아래 방중 결과 발표 방식에서 역할을 분담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천안함 진상 규명 결과를 6자회담 재개와 연계시키겠다는 한미 공조가 굳건한 상황에서 사건 용의자로 의심받는 북한이 굳이 관련 언급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입장에선 최고지도자가 '경제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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