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7일 첫 공식 대결을 펼쳤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서 서울시정 평가와 자신의 비전을 가지고 양보 없는 전투를 벌였다. 차분하던 토론회는 점차 열기를 띠면서 예정됐던 토론 시간(2시간)을 1시간 가량 초과했다.
오 시장은 "삶의 질을 높여 서울시민이라는 게 자랑스러운 서울을 만들겠다"며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종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현역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디자인 서울'에 대한 시민들 관심은 1%에 불과하다"며 "사람이 중심인 따뜻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맞섰다.
오 시장은 패널들의 전시행정 지적에 대해 "임기 동안 역점을 둔 게 복지 사업으로 취임 전 18%에 불과한 복지예산을 25%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과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곽 전 사장에 대해 "2000년 국회의원이 됐을 당시 소속돼 있던 여성단체 후원을 위해 소개받은 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와 콘도비 대납에 대해선 "돈을 내려고 하니 계산돼 있었고 30만원이었다"며 "당시 굉장한 도덕성의 하자라고 생각지 않았지만 곽 전 사장의 문제가 밝혀진 이후 좀더 조심해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권 도전과 관련해선 오 시장은 "임기를 완주한 뒤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고, 한 전 총리는 "서울시를 마지막으로 정치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
후보간 치열한 공방도 벌어졌다. 한 전 총리가 "서울시 관광객 증가는 사실상 환율 효과"라고 꼬집자, 오 시장은 "환율이 정상으로 돌아온 지난해 가을에도 시내 호텔에 빈 방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 시장은 한 전 총리가 내세우는 도시경쟁력 강화 방안의 비현실성을 집중 공략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도시경쟁력은 거대한 건물을 지어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보다 서울의 역사와 정취를 살린 동네를 만들어 주민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맞받았다. 초중학생 무상급식에 대해 오 시장은 "점진적 확대"를, 한 전 총리는 "소외 없는 전면 실시"를 고수했다.
또 오 시장은 천안함 사고와 관련, "북한의 소행이 드러난다면 외교, 경제, 군사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는 "진상조사 결과가 안 나온 상황에서 가정 하에 안보문제를 논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수질 개선을 위해선 필요하나 대통령 임기 중에 낙동강과 영산강부터 개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지만 한 전 총리는 "운하 사업으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원안 수정을, 한 전 총리는 원안 고수를 강조해 정국 현안에 대한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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