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니크 라피에르 지음ㆍ임호경 옮김 / 중앙북스 발행ㆍ380쪽ㆍ1만5,000원
한 달 후면 월드컵의 열기를 뿜어낼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전히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남긴 범죄와 가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동시에 천혜의 자연 환경과 다채로운 문화도 갖고 있는 곳이다.
는 인도를 배경으로 한 휴먼 드라마 의 프랑스 작가 도미니크 라피에르가 썼다. 남아공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객관적이고 딱딱한 학술서는 아니다. 작가적 상상력을 역사의 순간순간에 가미해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남아공의 역사는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직원 얀 반 리베이크가 상선을 위한 야채 보급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케이프타운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에서 출발,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1994년까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남아프리카의 백인들이 왜 그토록 흑인을 증오하게 됐는지, 악랄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어떻게 입법화되어 어떤 참담한 결과를 빚었는지, 또 그것을 종식시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따랐는지 등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특히 여러 인종이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무지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적인 조명을 비춘다. 넬슨 만델라와 데스몬드 투투 주교 등 정치적 영웅들뿐 아니라, 백인의 가슴에 혼혈인의 심장을 이식한 심장전문의 크리스 바나드, 병원에서 내쫓기는 흑인들을 살리는 데 헌신한 의사 헬렌 리버만 등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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