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고민 하나를 덜었다. 6ㆍ2 지방선거 총력전에 필요했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체제의 마지막 고리, 정동영 의원이 7일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7, 8월 전당대회 대격돌 전까지 두 사람이 지방선거 승리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일단 같은 배를 탄 '정정동주(丁鄭同舟)' 국면이 시작됐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당은 정 의원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 이에 정 의원은 "모든 당 소속원들과 함께 저도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필요로 하는 곳에는 빠짐없이 가겠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4월 정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 전북 전주 덕진 재보선에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시작됐던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2월 정 의원 복당 허용에 이어 이날 회동으로 일단락됐다. 정 의원의 측근은 "지난 갈등 과정은 뒤로 돌리고 당 후보들을 돕기 위해 정 의원은 전국 어디든 지원 유세를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 측도 "정 의원과의 갈등은 바깥에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았다"며 "이제 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등은 일단 접고 선거에서 성과를 내자'는 두 사람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에 휴전이 성사된 것이다.
정 대표는 정 의원에 앞서 손학규 전 대표, 김근태 상임고문 등 당 간판급 인사들을 만나 공동 선대위원장 자리를 제의해 긍정적 반응을 얻어낸 바 있다. 민주당은 9일 이들과 장상 최고위원 등 5인을 앞세운 선대위를 출범시킨다. 물론 두 사람의 휴전은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 결과가 나오면 차기 민주당 당권을 두고 재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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