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잡지에서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미국 내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의 최고경영자(CEO)들의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종업원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공유하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즉 회사를 즐거운 직장으로 만든 CEO는 경영에 있어서의 우선 순위를 종업원에게 둔 뒤, 고객을 두 번째로 두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글에는 '압축 성장을 하며 달려온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항상 고객과 제품ㆍ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삼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 하는 데는 힘썼지만, 조직 구성원인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종업원 주권주의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록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그 글을 읽고 십 수년 넘게 회사를 경영해 온 한 사람으로서 많은 공감이 들었다. 한국인은 역사상 전 세계 어느 시민들보다 짧은 기간에 농경사회-산업사회-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앞 세대의 많은 종업원들은 자기보다는 회사를 먼저 앞세웠고, 회사는 직원보다 회사의 성장과 이익을 먼저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한국은 국가나 기업 모두 선진국 수준에 다다랐다. 많은 경영자와 직원들도 이제는 회사의 성장만을 고집하며 개인의 희생만을 강요하거나 강요당하지도 않는다. 예전처럼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도 약해졌기 때문에 종업원들도 자기가 하는 일과 몸 담고 있는 회사가 맘에 안 들면 쉽게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을 보면, 회사의 주인 격인 직원들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고 개인별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을 해주는 회사들이 실적도 좋다. 그리고 그러한 회사에 젊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이 몰리면서 더욱 더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늘 고민하는 부분이지만 경영진은 직원들과 될 수 있으면 많이 소통하고, 직장을 즐거운 일터로 만들어줄 의무가 있다. 필자도 올해에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좀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많이 아는 자보다는 좋아하는 자가 낫고, 좋아하는 자보다는 즐기는 자가 낫다'는 옛말처럼 "즐겁게 일하는 직원을 가진 회사보다 더 경쟁력 있는 회사가 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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