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리스 사태의 이면에는 단일 화폐를 쓰는 유로존의 5가지 구조적 모순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비슷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7일 한은에 따르면 유로존의 첫 번째 구조적 한계는 유로화 단일환율을 쓴다는 점. 회원국 간의 경제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은 환율을 적용 받는 탓에 환율의 ‘조기 경보’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회원국마다 다른 물가 수준과 대외 경쟁력까지 감안하면 명목 환율은 같더라도 실질환율이 저평가된 선진국에 무역흑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3국은 2008년 역내 교역에서만 800억달러의 적자를 봤다.
두 번째 문제는 지나치게 ‘자급자족형’경제라는 점. 역내 교역량 비중이 GDP의 30%를 넘고 역내차입금 비중이 70%를 넘는 등 역내국가끼리 지나치게 얽혀있어 그만큼 위기를 급속히 전파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같은 통화를 쓰면서도 재정정책은 국가별로 제각각 운용하는 점 ▦재정과 조세 기반이 부실한 나라까지 정치적 고려로 회원국이 된 점 ▦회원국이 부도에 직면했을 때 써야 할 비상 대책의 부재 등이 문제를 키웠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이흥모 해외조사실장은 “단일 환율 적용이나 재정 통합이 배제된 화폐 통합 등은 해결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 그리스 사태가 수습돼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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