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동안 무덤 속에서 부식되고 뒤틀려있던 금동 관모와 신발, 철제 갑옷과 투구 등 백제시대 유물이 4년여 만에 제 빛을 되찾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6년 3월 전남 고흥군 갈두리의 5세기 안동고분에서 출토된 금속 유물 188점을 4년여의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원형으로 복원했다고 6일 밝혔다.
금동관모는 높이 23.2㎝로 금동관을 고깔 모양으로 투조(透彫)해 잎사귀를 형상화한 무늬가 있고, 꽃봉오리 장식물이 뒤쪽에 달려 있는 다른 백제계 금동관모와 달리 정수리 부분에 꽂힌 점이 특징이다.
금동신발은 길이 30㎝, 높이 10㎝의 한 쌍이며 신발 위에는 '凸'(철)자 모양, 바닥에는 마름모꼴로 투조된 무늬가 있다. 이 신발은 형태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부식돼 신발 내부의 흙을 그대로 둔 채 경화(硬化)처리를 했다.
철제갑옷은 높이 35㎝의 횡장판정결판갑(橫裝板釘結板甲ㆍ가로가 긴 형태의 철판을 인체의 곡선에 맞게 구부려 횡으로 대고 쇠못으로 연결하여 만든 갑옷)이며, 철제 투구에는 챙이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고대 사회에서 물을 통제하고 농경을 관장하는 수장(首長)의 상징물로 쓰였던, 긴 자루가 달린 작은 삽 모양의 농기구인 살포는 길이 168㎝로 현재까지 출토된 살포 가운데 가장 긴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유물들은 5세기 고흥반도 등 전남 남해지역 토착세력의 성격 및 백제와 지방세력의 관계를 밝혀줄 중요 자료"라고 평가했다.
남경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