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열기가 현장에서부터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민선 5기 선거는 한나라당의 싹쓸이로 끝난 민선 4기와 달리 여야 및 무소속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천안함 사건의 후폭풍을 비롯해 세종시 및 4대강 논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등 핫 이슈들이 도사리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일보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서울ㆍ경기ㆍ인천지역 격전지의 주요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경기 성남시는 6ㆍ2지방선거에서 가장 먼저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선거구 중 한 곳이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성ㆍ광ㆍ하' 3개 도시 통합이 무산되면서 '수도권 최대의 지자체장 선출'은 물 건너갔지만 공천을 둘러싸고 여권 후보군에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는데다, 야당 후보들도 연대 가능성을 시사해 여전히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지목된다.
▦공천 후유증 앓는 한나라당
이곳은 당초 6명의 예비 후보들이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인재 영입 형식으로 입당한 황준기(54) 전 여성부 차관이 경선 없이 후보로 무혈입성 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예비 후보들이 당의 결정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들은 "당이 40일 전에야 성남시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황준기 후보)을 공천해 시민과 당원을 당혹케 하고 있다. 성남 시민이 참여하는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양인권(58) 전 성남부시장은 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성남시장의 꿈을 실현하려고 한나라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오랫동안 준비해 왔는데 이런 노력이 한나라당의 비민주적 공천으로 한 순간에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서효원(57) 전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3일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공천을 받은 황준기(55) 전 여성부 차관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함께 경쟁한 강선장(63), 이정숙(49) 후보의 반발이 거세 이들을 성공적으로 끌어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야권은 후보 단일화가 관건
야권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힘을 결집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 민주당은 이재명 부대변인을 성남시장 후보로 공천을 확정했고, 민주노동당은 김미희(44) 전 최고의원이 나선 상태다. 이들은 "한나라당 일당 독주를 심판하고, 지방권력 교체하겠다"며 진보 개혁 세력의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이 부대변인과 김 전 최고의원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당선 결과가 뒤바뀌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야권 입장에서는 '호화 청사 논란'이라는 큰 호재까지 안고 있어 "이 부대변인이든 김 전 최고의원이든 일단 단일화를 해 놓고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후보 단일화는 절실한 상태다.
여기에 국민참여당의 김시중(41) 예비후보까지 야권 단일화에 가세할 경우 '효과'은 더욱 배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내부 조율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후보 단일화까지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 현직시장의 무소속 출마도 변수
공천에서 탈락한 이대엽 성남시장의 무소속 출마 선언은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이 시장의 경우 15% 안팎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판세에 큰 영향력을 준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이 시장 지지자들이 성남시청 앞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 시장의 무소속 출마를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하려다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 시장의 출마로 성남시장 선거는 여당 , 야권, 무소속 후보 '3강'에 양인권 전 부시장이 도전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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