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이 있으면 선수도 팬도 즐겁다. 2009년 K리그에 데뷔, 2년째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유병수(22ㆍ인천)와 김영후(27ㆍ강원)는 최고의 토종골잡이 라이벌로 떠오르며 흥미로운 볼거리를 양산하고 있다. 지난해 둘은 나란히 신인왕 후보에 올라 막판까지 경쟁했다. 김영후가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 첫 해에 먼저 웃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병수가 한 발 앞서가고 있어 이들의 '유쾌한 경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경 이겨낸 김영후의 1라운드 승
지난해 김영후와 유병수는 '슈퍼루키'로 맹위를 떨쳤다. 2008년 내셔널리그에서 31골을 터트리며 '괴물'이라는 칭호를 얻은 김영후는 프로무대에서도 명성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해 13골8도움(컵대회 포함)을 기록했다. 득점뿐 아니라 도움 부문에서도 맹활약한 김영후는 결국 '인천의 호날두' 유병수의 추격을 따돌리고 신인왕을 손에 쥐었다.
특히 그는 K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해 내셔널리그에서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3년 만에 K리그에 입성한 그는 내셔널리그에서처럼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반면 유병수도 혜성 같이 등장해 새로운 해결사 탄생을 알렸다. 유병수는 14골4도움(컵대회 포함)을 기록했고, 인천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우뚝 섰다. 특히 유병수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태극전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켜 프리미엄을 등에 업는 듯 했지만 김영후의 '역경스토리'를 넘어서진 못했다.
장군멍군 골퍼레이드로 2라운드 진행
올해 둘은 나란히 '2년차 징크스'에 빠진 듯 초반 4경기에서 부진했다. 하지만 김영후가 지난 3월28일 전남전에서 해트트릭을 성공시키자 유병수도 맞불을 놓았다. 유병수는 4월18일 포항과 홈 경기에서 무려 4골을 폭발시키며 시즌 골퍼레이드를 시작했다.
4월24일 리그 경기에서 둘은 동반골을 터트리며 장군멍군을 주고 받았다. 유병수는 대구와 홈 경기에서 후반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반면 김영후는 수원전에서 2골 '원맨쇼'를 펼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유병수가 리그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5일 유병수와 김영후의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들의 대결을 보기 위해 1만9,285명의 구름관중이 몰려들었고, 둘은 나란히 득점을 올리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영후가 전반 26분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유병수는 전반 34분과 후반 17분에 연속골을 꽂아 넣으며 강원을 울렸다. 이날 2-1 역전승을 이끈 유병수는 4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며 득점 순위 1위에 오르는 겹경사도 누렸다.
1골을 추가한 김영후 역시 6골로 득점 순위 6위에 올라 용병의 틈바구니에서 유병수와 함께 토종골게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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