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 속 행보 남는 궁금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둘러싸고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남는다. 김 위원장은 방중기간 드문드문 언론에 노출됐을뿐, 방중 4일째를 맞은 6일까지도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의 수행원들이 누구인지, 건강상태는 어떤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회담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 그의 방중 과정 대부분이 베일에 가려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정은의 동행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의 동행 여부는 이번 방중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북한 내부에서 후계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돼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중국 당국으로부터 암묵적 동의를 구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그러나 정작 김정은의 모습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이) 방중 수행 명단에 포함됐다" "다롄(大連)의 산업시설을 시찰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나돌았으나 김 위원장의 중국내 이동 과정에서도 김정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의 동행 여부와 상관없이 김 위원장이 후 주석과의 만남에서 후계 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은 있다.
천안함 언급 있었을까
천안함 문제가 북중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까지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북한이 천안함 사고와 무관함을 강변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이 문제를 먼저 언급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기가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상회담 의제에서는 제외됐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정상 간 만남보다는 양국의 실무진 회의 등에서 자연스레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측 실무진들은 천안함 사고가 북측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남측을 비난하며 무관함을 강조했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
김 위원장은 3일 동안 평양-단둥(丹東)-다롄-톈진(天津)-베이징(北京)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거리로 치면 1,400km 이상을 이동했다.
5일 하루에만 톈진 빈하이신구(濱海新區)를 시찰하고, 무려 4시간30분 동안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 및 만찬을 했다. 뇌졸중 병력에 고령(68세) 임을 감안하면 건강 상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TV 카메라에 잡힌 모습을 보면 그는 한쪽 다리를 절고 탈모 현상도 두드러졌으며 간간히 수행원의 부축도 받았다. 이동 행렬에는 늘 앰뷸런스가 따라 다녔다.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상당부분 몸 상태가 회복되긴 했으나, 만성신부전증에 시달리고 있는 체력은 매우 악화하고 있는 상태로 여겨진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