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에 즈음해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나 올 초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보다도 역대 국빈 가운데 최고수준의 대우를 제공했다. '혈맹지우(血盟之友)'로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김 위원장 일행의 4박5일간 숙박비와 교통비 등 방중 비용들을 모두 부담, 그 규모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이 5~6일 베이징(北京)에서 묵은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의 초특급 국빈실인 18호각의 경우 하루 숙박료가 5만달러(5,720만원)에 이른다. 김 위원장은 과거 4차례 방중 때 모두 이곳에 투숙했으며 이 곳 앞뜰에는 과거 김일성 주석이 중국 인사와 함께 북중 우호를 기원해 심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일정을 전담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김 위원장을 위해 댜오위타이를 통째로 비우는 등 주변100개 객실들의 예약을 받지 않았다. 방중 첫날 다롄(大連)에서 묵었던 5성급 호텔 푸리화(富麗華)호텔의 하루 숙박비도 30만위안(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3~4일 1박2일간 이 호텔 서쪽 신관 건물 전체 객실 306개를 통째로 사용했다. 김 위원장이 사용한 초호화 시설의'총통방(總統房)'은 750㎡ 규모에 침실 2개, 화장실 3개를 갖춰 하룻밤 숙박비가 250만원에 달한다.
또 김 위원장이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에서 다롄으로 이동하는 동안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진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승용차 마이바흐의 대당 가격은 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로 김위원장은 마이바흐를 타지 않고 방탄기능을 갖춘 구형 벤츠 S600 가드를 탔다고 현장을 목격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외신들이 찍은 사진에서도 김 위원장이 마이바흐가 아닌 벤츠 S600을 탄 것으로 확인됐다. 신변안전을 우선시하는 김 위원장이 지금처럼 장거리 이동 경우 외부공격에 취약한 마이바흐 보다는 방탄기능을 갖춘 리무진을 탔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 밖에도 10m마다 배치된 보안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베이징 시내를 쏜살같이 달리는 북한의 대규모 방문단을 위해 중국은 40여대에 달하는 리무진과 버스들을 제공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중국내 경제개발특구 가운데서도 핵심지로 꼽히는 다롄과 톈진을 방문했는 데 그 소감이 2001년1월 상하이에 들렀을 당시 '천지개벽'이라고 말했던 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 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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