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하에게 새 집 지어준 사랑의 예비군 면대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하에게 새 집 지어준 사랑의 예비군 면대장

입력
2010.05.06 07:08
0 0

“(부하가) 좋은 환경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쁩니다.”

지난 4일 육군 39사단 함양대대 서상ㆍ서하면대에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하는 김성근(23)일병의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오현마을 집에서 조촐하지만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비바람에 치면 지붕에서 물이 새고 겨울에는 수도관이 얼어 물구경을 하기 힘들었던 산골마을의 다 스러져 가는 집을 헐고, 대신 현대식 조립식 건물로 다시 지어 입주식을 가진 것이다. ‘사랑의 집’으로 명명된 김 일병의 새 집은 김지웅(51) 서상ㆍ서하면대장과 서하면 자원봉사자협의회 회원들의 선물이었다.

2008년 1월 서상ㆍ서하면대장에 부임한 김 면대장은 지난해 11월 새로 전입온 김 일병(당시 이등병)이 단정하지 못한 차림으로 출근하는 일이 잦자 집에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가정방문을 해 김 일병의 딱한 집안사정을 알았다.“소 외양간 냄새가 진동하는 집에서 거동이 불편하고 정신장애까지 있는 부모를 모시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를 벌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예산이었다. “일손이야 면대원들과 상근예비역들, 서하면 자원봉사협의회원들의 손을 빌릴 수 있지만 얼마 안 되는 면대 예산으로는 건축자재를 마련할 엄두를 못 내겠더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함양군청과 면사무소, 복지단체를 3개월 동안 발이 닳도록 드나든 끝에 지난 3월 함양군에서 97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자재비가 확보되면서 집짓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4월7일 폐가나 다름없는 집을 헐고 한 달여 간의 공사 끝에 조립식 건물이지만 방 2개와 거실, 부엌, 화장실과 세면장이 딸린 아담한 집(52.8㎡)이 지어졌다.

나무를 떼 난방을 하고 온수를 이용하는 화목보일러와 기름보일러까지 갖춰 한겨울 두메산골 함양의 칼바람 추위에도 목욕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입주식에 맞춰 상급부대인 함양대대 장병들과 예비군 지휘관들은 침대와 가스레인지 등을 선물했고 사단사령부 장병들로 돈을 거둬 장롱을 사서 전달해 김 일병 가족을 더욱 기쁘게 했다.

학군 22기로 1984년 임관한 김 면대장은 “예비군 지휘관으로서 가슴 벅찬 일이었지만 부하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선물할 수 있어 생애 가장 큰 보람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함양=이동렬기자 d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