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정환재단이 소파(小波) 방정환 선생의 큰 며느리 정진용(83ㆍ사진)씨 돕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정씨는 현재 한국에 남아 있는 소파 선생의 유일한 후손이지만 매달 90만원씩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에 의지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생계를 위해 한때 삼계탕 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1986년 서울 남산에 있던 소파 선생의 동상을 과천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뽀빠이'이상용씨의 도움이 컸다. 그러나 정씨는 남편이자 소파 선생의 큰 아들인 운용씨가 2002년 세상을 떠난 뒤 경기 광명시 철산동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소파 선생의 작은 아들 하용씨는 형보다 2년 먼저 암으로 세상을 떴고, 손자인 정씨 아들 가족은 1998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현지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최근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서 소일하고 있으나, 몇 년 전 받은 폐 수술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노년의 외로움이 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방정환재단 관계자는 "1998년 재단이 설립돼 어린이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소파 선생의 업적을 복원하려고 힘써 왔다"며 "정 할머니의 딱한 소식을 알게 되면서 이를 돕는 것도 소파 선생의 유지를 잇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3월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한 뒤 조만간 정 할머니를 찾아 뵐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우선은 정 할머니를 만난 뒤 어떻게 도움을 드리는 것이 좋을지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