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5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와 북중 경제협력 강화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특히 회담에서 각각 자국의 정치ㆍ경제 전반의 현안들을 설명한 뒤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6자회담을 조기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북측이 회담복귀 의지를 밝히는 한편 회담 조기재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양측이 공동 노력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접근시켰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6자 예비회담 참여 등 전격적인 6자회담 복귀선언을 발표할 지 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또 유엔제재 완화 등 북측이 회담복귀를 위해 전제로 내건 선결조건들의 실질적 해소방안에 대한 논의의 향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의 최대관심사인 천안함 침몰 사태와 관련해서는 중국측이 관심을 표명하고 북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양국 정상들이 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이번 방중기간 자신이 방문했던 다롄(大連)과 톈진(天津)에서의 중국측 개혁개방 성과를 높이 추켜세우며 이들 도시를 발전모델로 삼은 북한의 새 종합경제발전 계획의 두 거점, 즉 두만강 유역 라선특별시와 압록강 유역 신의주 등에 대한 중국측의 적극적 투자ㆍ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대북 유엔제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인도적 식량지원과 라선시 등 북중 국경지역의 도로ㆍ항만건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중국측에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측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입장을 확인하면서 대북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이번에 북중간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회담 후 후 주석 주재로 댜오위타이(釣漁臺)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는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총리 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전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4일 특별열차편으로 다롄(大連)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5일 오전 7시35분께 베이징에서 120km 떨어진 환보하이(環渤海)지역의 톈진에 들러, 이곳의 핵심 경제개발구인 빈하이신구(濱海新區)를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북한 라진항의 발전모델인 톈진의 선진화된 항구시설과 보세구역, 도시계획전시관 등을 2시간 정도 둘러봤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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