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브라운관을 주름잡았던 '여인천하'에 이어 5, 6월 두 달은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대작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현재 방송하고 있는 KBS '신데렐라 언니', MBC '동이' '개인의 취향', SBS '검사 프린세스' '오! 마이 레이디' 등이 모두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방송 예정인 KBS '전우', MBC '김수로' '로드 넘버원', SBS '자이언트'는 남성 주인공들을 선봉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겠다고 나섰다.
이범수 주연의 시대극, '자이언트'
가장 먼저 출사표를 올리는 드라마는 10일 첫 방송하는 SBS '자이언트'다. 1970년대 서울의 개발붐을 다룬 시대극이다. 시대의 어둠에 맞서 진정한 건설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하는 한 남자의 성공스토리다.
2008년 '온에어'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이범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 이강모를 연기한다. 그의 코믹 연기는 잠시 잊어도 좋다. 오세광 CP는 "젊은 시절부터 중년까지, 사환에서부터 회장까지 변화가 큰 역을 연기하기에 이범수가 적격"이라며 "복수와 아픔, 가족애와 사랑 등 다양한 감정선을 진지하게 풀어내는 그의 표현력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사극으로 돌아온 지성, '김수로'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가야의 건국 이야기를 다룬 MBC 사극 '김수로'는 29일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사료와 상상력을 더해 철기문화와 해상무역을 꽃피운 가야를 재조명한다.
지난해 '태양을 삼켜라'에서 야성미를 물씬 풍겼던 지성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군주, 김수로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최종수 PD는 "기존의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고루 갖춘 지성의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가 연기하는 2,000년 전의 영웅 김수로를 통해 "이 시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같은 소재 다른 느낌, '전우' vs '로드 넘버원'
6월에는 60주년을 맞는 6ㆍ25전쟁을 소재로 한 대작 드라마 두 편이 선보인다.
다음달 19일 방송 예정인 '전우'는 9명 분대원의 이야기를 다룬 정통 전쟁 드라마다. 분대원들이 겪는 전쟁 상황을 현실감 있게 카메라에 담았다. 미군 해병대의 '장진호 철수 작전'을 차용한 퇴각 작전, 폭파작전과 구출작전 등이 이어져 전쟁 드라마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2007년 '대조영'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최수종은 분대장 이현중 역을 연기한다. '태조왕건' '해신' '대조영' 등에서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영웅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책임감 넘치는 리더를 소화해 낸다. 김형일 CP는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톰 행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역할"이라며 "여백의 미를 살린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분대원 9명 전원이 주인공이므로, 그에게 큰 그릇처럼 모두를 담아낼 수 있는 역할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 동료 연기자들을 빛내줄 새로운 주인공의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반면 다음달 23일 방송하는 '로드넘버원'은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다룬 멜로 드라마다. 세월을 뛰어넘은 사랑, 끈끈한 전우애, 전쟁의 잔인함 속에서도 훼손되지 않은 인간다움에 대한 감동을 전한다.
주인공 장우 역을 맡은 소지섭은 2004년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지난해 '카인과 아벨'에서 보여줬던 남성미와 부드러움을 이번 드라마에서도 뽐낼 예정이다. 더욱 성숙한 모습의 멜로 연기와 함께 전투에서는 본능적인 전투감각과 용맹함을 지닌 군인으로서의 거친 매력으로 또 다시 여심을 사로잡을 태세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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