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몸과 마음/ 더 독해진 B형독감 유행… "손만 잘 씻어도 예방돼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 더 독해진 B형독감 유행… "손만 잘 씻어도 예방돼요"

입력
2010.05.05 12:04
0 0

회사원 김모(43)씨는 최근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고열과 심한 근육통이 계속되고 설사와 소화불량까지 생겨 한밤중에 병원 응급실 신세까지 졌다. 해열제를 먹어도 고열과 근육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꼬박 사흘을 앓아 누워야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계절성 인플루엔자 B형 바이러스(계절독감)가 유행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신종인플루엔자(H1N1)는 수그러들고 있는 반면 계절독감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5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달 병원을 찾은 계절독감과 감기 환자가 3월에 비해 30% 가량 늘었다.

독감ㆍ감기 환자, 30% 가량 늘어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 바이러스)는 유형에 따라 A, B, C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많이 유행되는 독감 유형은 A형이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급증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B형이다. 이런 바이러스는 각 유형에 따라 증상이나 전염력이 다소 차이가 난다. B형 바이러스는 A형에 비해 독성은 약하지만 전염력이 강하다. 물론 이 증상은 감기 증상과 아주 비슷해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B형 독감은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기침, 가래 등과 같은 증상과 소화기 계통에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38~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이 지속되며 해열제를 복용해도 열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증상은 대개 3일 정도 지속되다가 호전되지만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폐렴 같은 합병증이 생기고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계절독감 환자가 가장 많다"며 "신종플루로 지난해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복용했던 환자가 계절독감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황사가 잦고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인체 내 면역력이 떨어진 것이 독감 환자 증가의 주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B형 독감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바이러스를 감별해내는 특별한 검사법이 필요하다. 원장원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B형 독감 바이러스인지 확인하려면 코나 목 안의 편도선이 위치한 후두에서 검체를 얻은 뒤 바이러스 유전자형을 확인하는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른 검사에 비해 고가여서 의료진은 임상 판단에 의해 B형 독감 의심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임하기도 한다. 경선영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환자의 면역상태나 역학을 고려해 투약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감기치료와 함께 환자를 안정시키는 등 대증요법만으로도 면역력이 높아져 스스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 19세 이하라면 아스피린을 처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열을 내리기 위해 아스피린을 투여하면 뇌압이 상승하고 간 기능 장애를 보이는 라이증후군이 나타나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손만 잘 씻어도 예방 가능

독감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건강한 사람의 눈과 코, 입이 감염된 사람의 가래나 콧물로 오염된 물체에 닿아 바이러스가 옮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기 중에 있는 오염된 물방울 입자를 마시거나 가래나 콧물로 오염된 물건을 만지는 경우다. 세 번째는 바이러스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피부 위에서는 몇 분밖에 살지 못하지만 무생물체 위에서는 몇 시간도 살 수 있다. 주위를 청결하게 하지 않으면 이렇게 생명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침투해 감염될 수 있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은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특히 황사가 심하면 외출한 뒤 반드시 손을 씻고 수분 보충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에서는 환기를 자주 하는 한편 습도는 30~60%로, 온도는 18~20도로 유지하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감에 걸리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일단 감기나 독감에 걸리면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열이 나면 휴식이 필요하다. 기관지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고 탈수를 막도록 물이나 주스 등과 같은 음료를 충분히 마셔야 하고, 흡연이나 간접 흡연도 피해야 한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히는 증상에는 꿀을 탄 뜨거운 레몬차가 좋다. 따뜻한 소금물로 하루 몇 차례씩 양치질하면 목의 통증을 덜 수 있다.

또한 B형 독감에 걸렸다면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독감 바이러스가 감기 증상으로 끝나지 않고 폐렴으로 악화하기도 하며 세균성 폐렴이 합병돼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이염, 부비동염 등이 생길 수 있으며, 면역력이 떨어졌으면 2차 세균 감염이 될 수도 있다.

독감과 감기를 예방하려면 비타민이 풍부한 나물류와 채소ㆍ과일 등을 자주 먹고, 물을 자주 마셔 몸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한편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인과 어린이는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