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중증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비율이 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이 같은 단계의 관절염을 앓더라도 남성보다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균ㆍ장종범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교수팀은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65세 이상 고령인 6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녀간 관절염을 앓는 비율과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먼저 관절염 X선 사진을 통해 정상-약한 관절염-경증 관절염-중증 관절염-심한 관절염 등 5단계로 나눈 뒤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증상과 기능장애를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임상척도인 WOMAC지수와 SF-36지수 등을 사용해 평가했다. 그 결과, X선 사진 상 '중증 관절염'에서 '심한 관절염'으로 진행될 때 여성이 남성보다 통증을 2배 정도 더 많이 호소했다.
또한 증상 악화가 심해지는 중증 이상의 관절염을 앓는 비율은 여성이 38.4%, 남성은 10.4%로 여성이 3.7배 가량 많았다.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손상돼 뼈와 인대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고령인들의 정상적인 신체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여성은 남성보다 다리의 근육량이 적고,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각도가 더 크다. 이 때문에 관절에 힘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무릎 통증이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서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관절염 환자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더욱 차이가 크다"며 "과거 재래식 부엌을 사용하거나 걸레질을 하면서 쪼그려 앉는 일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이 심각하다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조기 검진을 통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자가연골이식술이나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상된 연골의 부위가 4㎠ 이하라면 환자 본인의 연골 부위를 떼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이식술이 가능하지만 손상 부위가 이보다 넓다면 연골의 일부를 떼내 배양한 뒤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을 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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