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5일 중국 톈진(天津)을 다시 찾았다. 2004년 4월21일 방중 때 개발열기로 뿌연 먼지만 날리던 톈진을 보고 간지 6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또 다른 '천지개벽'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6년 동안의 톈진 변화상을 꼭 보고 싶다는 의사를 그의 방중일정을 총괄하는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에 전했던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에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톈진에 대한 애정은 남달라 보인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김 위원장은 이날 장가오리(張高麗) 톈진 당서기의 안내로 톈진 빈하이신구(濱海新區)를 방문해 선진화된 항만시설과 보세구역, 도시계획전시관 등을 2시간 이상 시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방중 선발대격인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도 올 2월 이곳을 사전답사 했었다.
빈하이신구는 베이징과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랴오닝(遼寧) 등을 포괄하는 환보하이(環渤海)지역의 핵심 경제중심지로 총면적이 40㎢에 달한다. 또 이곳에는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 LG화학, 금호타이어 등 한국기업이 100여 곳이나 입주해 있을 만큼 개혁개방의 전초기지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다시 방문한 것은 북한이 추진중인 종합경제발전계획의 핵심 거점도시인 라선특별시(라진+선봉)의 발전모델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첫 방문지인 랴오닝(遙寧)성 다롄(大連)은 동북아의 물류거점 도시였고 톈진 빈하이신구는 제조와 물류, 금융, 첨단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환보하이의 핵심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거점 도시인 선전과 상하이(上海) 등이 전 지도부의 작품이었다면 이곳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현재 4세대 지도부가 창조해낸 지속성장의 기관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북한이 목말라 하는 외국 투자유치 규모가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국제도시이다. 외국계 투자기업수만 해도 세계 500대 기업 중 모토로라와 도요타자동차, 코카콜라, 에어버스 등 120개 기업을 포함해 4,500여 개에 이를 정도다.
유럽의 대표적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는 이곳에서 중국의 상용비행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중국 지도부를 만나 자신이 직접 본 톈진의 발전상을 치켜세울 것"이라며 "'북한의 톈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중국의 투자지원과 경제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거듭 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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