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김정호)는 ‘EBS’라고 표시한 교재를 배포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책 겉면에 김씨의 학원 이름과 인터넷 주소가 표기돼 있고, 첫 장에서도 이 책이 EBS에서 방송하고 있는 ‘빈틈없는 쓰기 어휘 어법’의 강의 교재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며 “‘EBS’표시는 이 책이 EBS방송 강의의 교재라는 것을 알려 책 내용을 안내ㆍ설명하려는 것일 뿐 출판사 등 출처를 오인하게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씨가 EBS 실전 모의고사 6회 분량의 문제를 활용해 동영상 강의를 한 행위(저작권법 위반)는 저작권 침해로 인정,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료로 강의를 공개했고 교육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학원의 근본적 성격은 수강생 유치 등 상업적인 점, 이 강의 때문에 EBS방송 동영상 강의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EBSi에 대한 현실적ㆍ잠재적 수요가 대체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김씨의 행위를 정당한 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국어논술학원을 운영하는 김씨는 2007년 2월 한국교육개발원의 등록상표인 ‘EBS’표시를 교재에 넣어 약 150부를 수강생에게 배포하고, 2008년 9월 EBS 모의고사를 이용해 동영상 강의를 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으로 약식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모두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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