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가 국내 증시에서 고속 질주하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30일(13만7,000원)에 이어 최고가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기아차도 전날보다 1,150원(4.14%)오른 2만8,950원에 장을 마감하며, 4년4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가는 2006년1월2일 기록한 2만8,000원이었다.
지난 1년간 현대ㆍ기아차 주가는 거침없이 달려오긴 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에 더 강한 탄력이 붙었다. 최고가 경신의 일등공신은 국내외에서의 탄탄한 실적이었다. 1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3일 발표된 4월 실적에서도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을 재확인하면서, 2분기에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달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 대우증권 박영호 수석위원은 “2분기는 계절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성수기인데다가 수익성이 높은 신차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실적은 2분기 절정의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발표 직후로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랐다. 현대차의 경우 IBK투자증권이 기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현대(16만원→18만5,000원) 우리(16만5,000원→18만원) 대신(14만8,000원→17만5,000원) 대우(16만원→17만원) 다이와(15만원→16만원) 등 국내외 증권사들이 지난달 말 목표주가 상향 대열에 잇따라 합류했다. 기아차도 현대증권이 목표주가를 종전 4만원에서 4만4,000원으로 올렸고, 하이투자와 교보증권도 각각 3만5,000원,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에 대해 각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낮게는 15만원부터 20만원까지로, 대부분 17만원 안팎이다. 기아차의 경우도 대략 3만2,000원선이다. 앞으로 6개월~1년간 10% 이상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도 지난 1년여 간 주가가 꾸준히 상승만 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선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은 일이다. 올 들어 현대차는 14.04%, 기아차는 44.38%나 상승해, 양사 모두 코스피지수 상승률(2.1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달 23일 1분기 실적발표 이후로도 각각 6.15%, 9.65%씩 올랐다. 올 들어 정부의 노후차 교체 지원 세제 혜택이 종료됐고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별로 유리한 여건은 못 된다.
하지만 적어도 2분기까지만큼은 실적 모멘텀에 기대어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우리투자증권 손명우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미국시장 점유율이 2분기부터 본격 상승할 것”이라며 “내수판매 신차 비중이 4월 51%로 작년 같은 달보다 35%포인트 상승하는 등 수익성 높은 신차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기아차에 대해선 ‘신차 효과’를 앞세워 현대차보다 더 뛰어난 실적 개선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 신영증권 박화진 연구위원은 “스포티지R과 5월 출시될 K5 등 신차효과로 6~7월 중 내수 점유율이 35%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재고가 감소한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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