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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통과한 폭탄 테러범… 또 뚫린 美 항공보안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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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통과한 폭탄 테러범… 또 뚫린 美 항공보안 시스템

입력
2010.05.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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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 타임스퀘어 폭탄테러 기도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항공 보안검색의 허점이 또다시 노출됐다.

지난해 성탄절 여객기 폭발 미수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테러 보안체계를 전면 개편한 직후여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 용의자인 파이잘 샤자드(30)는 3일 아랍에미리트항공을 통해 뉴욕에서 두바이로 도주하려다 이륙직전 기내에서 체포됐다. 마지막 순간에 용의자를 검거하기는 했지만, 탑승금지리스트에 올랐음에도 공항 검색대를 무사 통과했다.

미 당국은 1일 밤 사건 발생 후 범행에 사용된 차량 소유주를 추적해 파키스탄 출신의 미 국적자인 샤자드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의 신원은 3일 오후 테러리스트들의 항공기 접근을 막는 탑승금지명단(No-Fly List)에 올랐다.

샤자드는 이날 뉴욕 JFK 공항으로 가는 길에 전화로 항공권을 예약했고, 공항에 도착해서는 현금으로 티켓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탑승금지명단에 오른 상태에서 공항 검색대를 아무 제지 없이 통과해 기내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각 공항의 세관과 국경수비대 요원들은 샤자드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검색과정에서는 전혀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사측도 새로운 금지리스트를 확인하지 않았다. 항공사측은 오래된 리스트만 확인하고 샤자드를 탑승시킨 실수를 인정했다.

미 당국은 이 때문에 항공기 이륙 30분전까지 샤자드의 출국계획조차 하지 못했다. 백악관은 이런 문제점을 시인했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4일 “항공사에 잘못이 있다면 (리스트에 대한) 중복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항공사측이 금지리스트를 검색하는 것이 보안의 효율성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정부가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국내선의 경우만 이제 사전 준비단계이고, 국제선은 아직도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한편 체포된 샤자드는 파키스탄에서 폭탄제조 훈련을 받았다고 자백했다고 미 검찰이 4일 발표했다. 샤자드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 수사당국은 공범 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보당국도 타임스퀘어 테러기도 공범 용의자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하는 등 수사가 양국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샤자드는 1979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기혼자로, 지난해 6월까지 코네티컷에서 금융분석가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파키스탄에 가 5개월여 머문 뒤 올해 2월 미국으로 돌아왔으며, 파키스탄 체류 중 테러교육을 받을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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