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沖繩) 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로 퇴진 위기에 몰린 하토야마(鳩山)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4일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당초 공약과 달리 후텐마 기지의 일부 오키나와현 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주민은 이구동성으로 "현외 이전"을 요구해 하토야마 정권이 약속한 5월 말 해결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오키나와현 지사와 회담에서 "현외라는 이야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미일동맹이나 억지력의 관점에서 모두 현외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오키나와에 부담을 요청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오키나와 내 이전 방침을 처음 공식 표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오키나와현 의회 의장 등과 만나 "오키나와에도, 도쿠노시마(德之島)에도 후텐마 이전과 관련해 부탁하고 사죄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며 후텐마의 오키나와현 내외 분산 이전을 검토 중임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과거 자민당 정권에서 미일 합의한 이전지인 오키나와 중북부 미군기지 캠프 슈왑 앞바다에 철제 기둥을 세워 다리 모양의 활주로를 건설해 후텐마 대체 시설을 조성하고 해병대 헬리콥터부대나 훈련 일부를 가고시마(鹿兒島)현 도쿠노시마로 옮기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오키나와현 지사는 "현외 이전을 요구하는 현민의 목소리가 높다"며 "5월 말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현외 이전 방안을)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와 면담한 주민 대표들도 한결같이 총리가 지금까지 "해외 이전이 최선, 적어도 현외 이전"을 말해왔던 점을 상기시키며 현내 이전에 결사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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