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맞혀보시겠습니까?
한 남성이 있습니다. 나이는 39세, 외국의 유명대학을 졸업하고, 최고 수준의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훤칠한 키에 얼굴도 잘생겼습니다. 결혼하면 살게 될 서울 강남의 199m²(약 60평) 아파트도 따로 준비해뒀지요. 부모 또한 최고 학벌에다 인격도 훌륭합니다. 이만하면 최고의 신랑감, 맞지요?
이런 알짜 중의 알짜인 남성이 아직 싱글입니다. 어느 운 좋은 여성이 진작 낚아 채갔을 그가, 조건이 좋아 그 동안 숱한 여성을 만났던 그가 말입니다. 원인이 뭘까요? 눈이 높아서? 첫사랑을 못 잊어서? 아니면 독신주의자?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그가 선호하는 여성의 스타일이나 만남 방식을 알고 나니 결혼을 안 했다기보다는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그의 이성상은 분명했습니다. 똑똑해야 하고, 인상이 좋아야 하며, 학벌도 최고로 갖춰야 합니다. 자부심이 워낙 강하다 보니 배우자를 고르는 안목도 꽤나 까다롭더군요.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는 여성들을 만나긴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가 프로포즈하면 해당 여성들은 번번히 거절했습니다. 만남 자체는 쉽게 성사되는데, 교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를 만난 여성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매너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면 여성에게 예의를 갖춰 참 잘해줬습니다. 이상하지요? 본인은 베스트를 다했다고 하는데, 여성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문제가 무엇일까요. 자기 방식대로 여성을 대했기 때문입니다. 프라이드는 그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자를 만날 때 자기가 좋으면 좋은 것이고, 자기가 잘해주면 상대도 무조건 만족하리라고 착각했습니다. 여성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만 OK하면 만남이 이뤄진다고 믿었습니다. 상대방의 뜻은 그의 상황 판단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는 매너가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남녀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몰랐을 따름입니다. 어쩌면 21세기에 태어난 것이 그의 불행일 수도 있습니다. 1970~80년대라면 퇴짜 맞을 이유가 없었을 테지요. 좋은 신랑감을 만나 결혼하는 것이 지상가치나 다름없던 시절에야 조건만 좋다면 다소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어도 눈 감아 줄 수 있었을 겁니다. 요즘 여성들이 어디 그렇습니까? 조건이 아무리 뛰어나도 일방적인 태도에는 당장 거부감부터 드러내게 마련입니다. 상대가 마음에 든다고 자기 좋은 대로 대시하는 방식은 잘 안 통합니다.
2000년대의 거만한 '킹카'는 자칫 잘못하면 노총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에서 많은 회원들을 대하는 커플매니저들은 입을 모읍니다. 결혼하기 힘든 사람에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나의 배우자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이 확고할수록 만남의 폭은 좁아지게 마련입니다. 안 맞을 것이 뻔한 이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즉각 포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 남녀본색/ 쉽게 결혼에 성공한는 사람은 이런 점이 다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경력 3년 이상의 전문 커플매니저 50명을 대상으로 오만한 킹카들을 위한 해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설문 주제는 '쉽게 결혼에 성공하는 사람은 이런 점이 다르다'였다. 매니저들의 결혼 성공사례 중에서 공통점을 모았다.
1. 아직 만나지도 않은 '더 좋은 사람'보다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
2. 배려심이 있으면 상대에게 매너가 있다는 호감을 주고, 좋은 만남으로 이어진다.
3.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기 때문에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4. 자기만의 고집보다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비교적 결혼을 쉽게 한다.
5.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까다롭게 분석하지 않는다.
기타 의견으로는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려는 긍정적인 태도, 상대에게 올인해 감동을 주는 진실함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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