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무기 보유량을 처음 공개했다.
미 국방부는 3일 지난해 9월 기준으로 모두 5,113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미사일 등에 실전 배치돼 있는 장ㆍ단거리 핵탄두와 저장고에 보관돼 있는 핵탄두를 합친 것이다.
미국의 핵보유량은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핵확산방지조약(NPT) 8차 평가회의를 통해 보유규모를 공개할 것이라고 사전 언급하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돼 왔다.
국방부는 클린턴 장관이 이날 회의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핵군축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의무 이행 약속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힌 뒤 핵 보유고를 전격 공개했다. 국방부는 5,113기의 핵탄두는 핵 보유규모가 최정점에 달했던 1967년 회계연도말의 3만1,225기에 비해 84%, 냉전이 종식된 1989년에 비해서는 75% 감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공개한 핵보유량에는 퇴역했거나 해체를 앞두고 있는 핵탄두 규모는 포함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 규모를 "수천기"라고만 언급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해체 예정인 핵탄두는 4,600기로 추정된다. 퇴역한 핵탄두는 상황에 따라 사용가능한 핵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전체 핵 보유고는 1만여기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FAS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는 2만2,000기 이상의 핵탄두가 있다. 이중 8,000기가 실전 배치돼 있고, 2,000기는 미국과 러시아에 의해 발사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