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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소구제역차단"… 노아의 방주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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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소구제역차단"… 노아의 방주 작전

입력
2010.05.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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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우ㆍ젖소개량사업소의 종우(씨소) 분산 계획을 수립, 피난 작전에 돌입했다. 인근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사업소 가축도 자동적으로 살처분 대상이 되는 만큼 사전에 씨소를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대피시키겠다는 것. 우제류(偶蹄類ㆍ발굽이 둘로 갈라진 가축으로 구제역 감염대상)에 대한 일종의 '노아의 방주'계획인 셈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일 "구제역이 인천 강화에서 경기 김포, 충북 충주, 충남 청양 등 서쪽 지방을 따라 남하하고 있다"며 "구제역 발생지서 멀리 떨어진 전북 무주, 경북 영양에 대피소를 마련, 한우개량사업소의 가축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구제역 때문에 씨소를 이동시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우개량사업소는 충남 서산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51마리의 씨소에서 정액을 채취, 전국의 암소 한우(110만마리)에 공급하고 있다. 사업소는 또 씨소가 폐사하는 등 유사시에도 정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130마리의 후보씨소를 사육하고 있다. 한결같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오른 우수 품종들이다. 이와는 별도로 젖소개량사업소는 경기 고양 원당에 본부를 두고 100여마리의 씨소를 관리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서산 본부의 후보씨소 28마리와 6마리가 각각 영양과 무주로 1일 옮겨진 데 이어 2일 16마리가 추가로 영양으로 옮겨졌다. 이에 앞서 젖소개량사업소도 김포에서 구제역이 발생(4월 19일)하자 21일 씨소 26마리를 무주로 분산 이동시켰다.

문제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100㎞ 이상씩 '점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주도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 이에 따라 당국은 경북 영덕과 경남 산청에 추가 축사를 확보해 가축 이동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월 경기 포천 구제역 당시 씨소 분산의 필요성이 제기돼 구제역 발생지로부터 동쪽과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경북 영덕과 경남 산청의 축사를 확보했다"며 "씨소를 대피시키기 위한 시설 정비와 소독을 마치는 대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피소 선정 과정에 이들 지역의 경우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한 돼지의 사육두수가 비교적 적은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이동은 쉽지 않다. 해당 지역에 '다른 지역의 소가 관내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아 한우농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던 것. 농식품부 관계자는 "씨소의 중요성과 이동 전 철저한 질병 검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설득시킬 수 있었다"며 "씨소 만큼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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