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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순풍 탑니다" 조선업계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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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순풍 탑니다" 조선업계 파란불

입력
2010.05.0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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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에 서서히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 각종 지표에서 업황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 최대 선사국이자 선박 발주국인 그리스의 상황도 일단 최악은 모면한 상태다.

최근 조선업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3일 국제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과 업계에 따르면 신규 발주 선박의 가격지수인 '클락슨 지수'는 4월 초부터 완만한 상승 추세다. 3월까지 130대 중반에서 보합세를 보이더니 지금은 140 안팎까지 올라섰다.

거의 모든 종류의 선박 가격도 오름세다. 30만톤급 VLCC 유조선 가격은 지난달 말 9,700만달러에서 최근 1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18만톤급 벌크선 가격은 최근 열흘 새 100만달러 가까이 올라 5,700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3,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2주째 500만달러씩 상승해 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실제로 주요 업체의 수주량과 수주금액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까지 조선해양부문 수주액이 43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배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그리스 선사로부터 올해 처음 발주된 11만5,000톤급 유조선 9척을 전량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의 수주액이 25억달러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까지 포함한 '빅4'의 신규 수주액은 1분기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낙관론을 배가시킨다. 당장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따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원유 시추와 생산, 운반 등에 필요한 해양설비나 유조선, 원자재 운송 벌크선 등의 발주가 늘고 있다. 그간 '그리스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 방안이 확정되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조가 완료된 선박의 인도가 제 때 이뤄지지 않았던 게 지금은 선박량이 조절된 효과로 전화위복이 됐고, 단일선체 유조선 운항 금지 등 새로운 규제들도 긍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조선용 후판 가격을 8~9% 가량 인상했지만 업계에선 이미 확보한 물량이 충분한 만큼 이조차도 중장기적으로 공급자 우위 상황이 조성될 계기로 여기는 분위기다.

한 애널리스트는 "아직 협상이 진행중인 경우가 많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면서 선주들이 싼 가격을 활용하려고 선박 발주에 적극 나서는 추세"라며 "클락슨 지수 상승과 후판 가격 인상 모두가 조선업계에는 호재가 될 것이고 하반기부터는 전반적인 업황 호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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