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위의 민간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과 4위의 콘티넨탈항공이 합병을 결정했다. 이로써 델타항공을 앞서는 세계 최대의 공룡 항공사가 등장하게 됐다.
양 사는 이사회를 열고 콘티넨탈항공 1주당 유나이티드항공 1.05주 비율의 주식맞교환 형태로 진행하는 합병을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합병 항공사의 명칭은 '유나이티드항공'을 그대로 승계하며, 본사도 현재 유나이티드항공의 시카고 사옥을 이어받게 된다. 합병회사의 CEO는 제프 스미섹 현 콘티넨탈항공 CEO가, 회장직은 글렌 틸튼 유나이티드항공 CEO가 맡을 예정이다.
새로운 '유나이티드항공'은 운항거리나 수송능력 면에서 모두 세계 1위의 항공사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WSJ은 "새 유나이티드항공은 델타항공보다 유료승객의 운송거리합산에 있어 8%, 미국 시장 점유율에 있어 1% 가량 앞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병으로 종전 1위였던 델타는 2위로, 2위였던 아메리카항공은 3위로 밀려나게 됐다. 또 기존 '델타+노스웨스트'합병이후 최대의 빅딜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회사는 효율 측면에서도 큰 진전이 기대된다. 실제 유나이티드항공은 콘티넨탈이 서비스하지 않는 100개 노선을, 반대로 콘티넨탈은 136개 노선을 단독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합병으로 인한 양사의 시장확보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들은 "태평양 노선에서 우위를 점했던 유나이티드항공이 유럽, 남아메리카 노선에 강한 콘티넨탈을 합병했다는 것은 시장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양사의 합병으로 8%의 시설감축, 5%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으며 합병 시너지 효과는 연간 1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합병은 글로벌경제 위기 등으로 침체한 세계 항공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업계 1위를 차지했던 아메리칸 항공이 이번 합병으로 3위로 떨어지게 돼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내는 돌파구로 계속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항공사들의 대형 합병이 소비자 입장에선 희소식이 못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합병사의 구조조정으로 실제 전체 판매좌석수가 줄어 항공사는 일정 정도 운임을 올리게 될 것"이라며 "비록 양 항공사가 합병 이후 마케팅 경쟁을 할 필요가 없게 되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그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나이티드와 콘티넨탈 모두 국제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따라서 합병 항공사도 계속 이 동맹체에 남게 되는데, 스타얼라이언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국내 항공사 중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 멤버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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