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있었던 전각 '관월당(觀月堂)'이 일본에서 국내로 돌아온다.
불교 조계종은 3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5일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제31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에서 일본 측과 가나가와(神奈川)현 카마쿠라(鎌倉)시의 사찰 고도쿠인(高德院)에 있는 관월당을 국내로 귀환시키는 협약식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은 자승 스님이 이날 일본측 대표단으로 방한한 일한불교교류협회 이사장 니오카 료코 스님(일본 천태종 전 종무원장)과 이같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관월당의 구체적 귀환 일정은 협약 체결 이후 한일 양국 정부의 협조를 받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일본에서 경복궁 자선당(資善堂)의 유구가 돌아온 적은 있으나 건물이 통째로 반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 용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경복궁 내에 있던 전각으로 추정되는 관월당은 조선 왕실에서 금융 담보로 조선척식은행에 제공했던 것으로, 조선척식은행은 야마이치증권에서 융자를 받으면서 답례로 제공했다. 이후 야마이치증권 설립자인 스기노 키세이의 집으로 옮겨졌다가 1924년 고도쿠인에 기증됐다. 청동대불로 유명한 고도쿠인 내에서는 관음보살을 모시는 법당으로 사용됐다.
조계종은 "한국과 일본 불교계가 1977년부터 30여년 간 교류하면서 처음으로 건물을 돌려받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지난해에는 여주 신륵사에서 과거사 참회와 인류 화합을 염원하는 양국 불교계의 뜻을 담은 기념비를 건립했고, 2차대전에서 희생된 한국인 유골 반환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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