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이라는 말이 있다. 먹이사슬이란 동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푸드 체인'이다. 우리 정치에도 먹이사슬이 있지만 그건 오만한 권력이다. 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이 먹이사슬의 정점이다. 그 먹이사슬에서 시장이나 군수, 도의원, 시·군의원이 국회의원 아래의 '먹잇감'이다.
'공천'이란 무소불위의 큰 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 해도 국회의원의 눈에 벗어나면 탈락되고 마는 실정이다.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에 표를 물어다 줄 말 잘 듣는 '표새'에게만 자리를 내준다. H당이 득세하는 지역과 M당이 득세하는 지역이 더 심하다고 한다.
작은 도시의 시의원 재공천에서 탈락한 친구가 전화를 해, 지난 4년 간 국회의원 가방 들어주고 운전 해주고 별별 심부름 다했다며 울먹였다.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니, 자신의 도시에서는 개도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된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번에 바르지 못한 공천을 행사한 국회의원들은 2년 뒤 선거에서 자신도 먹이사슬의 하위개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을 잡아먹는 여의도 먹이사슬의 거대 정점에게 그도 한낱 먹이다. 그것이 우리 정치수준이다. 아니, 이번 6·2 지방선거엔 개가 아닌 사람을 뽑는, 바르게 투표하는 '손'만이 정치 먹이사슬의 최고 정점이라는 것을 우리 유권자들이 보여주었으면 한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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