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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재건축… 왜? 확실하게 돈 되는 장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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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재건축… 왜? 확실하게 돈 되는 장사니까

입력
2010.05.0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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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장 뒤집어보니…

수도권과 지방 구별 없이 미분양이 급증하고,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하락하는데도 유독 재건축 수주 시장만큼은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수주전에 나선 업체간 상호 비방이 끊이지 않고, 일부에서는 금품 살포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다.

주택 시장의 마지막 보루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 건설업체 모두 사활을 걸고 재건축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확실히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는 건축물 밀도가 낮은 낡은 단지를 고밀도로 개발한 뒤 땅주인(조합원)에게는 싸게 공급하고, 남는 공간에 아파트를 추가로 지어 비싼 값에 일반 분양해 이익을 남기게 된다. A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의 경우 입지가 좋기 때문에 일반 물량의 경우 거의 100% 분양이 보장된다"며 "공사비 이상으로 수주만 할 수 있다면 손쉽게 이익을 남기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B건설 관계자도 "개별 사업장 특성(용적률ㆍ가구수ㆍ땅값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서울지역 1,000가구 규모의 재건축 단지를 수주할 경우 건설업체 몫은 공사비의 7% 가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권 C재건축 단지의 경우, 3.3㎡당 2,300만원으로 일반 물량을 분향해 조합원에게 가구당 6억원의 이익을 보장하더라도 시공사는 전체 예상 공사비(3,000억원)에서 6~7% 가량의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추정됐다.

높은 수익률과 함께 올 7월부터 서울시가 재건축에 '공공관리자제도'(이하 공공관리제)를 도입키로 한 것도 최근의 수주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공관리제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사업을 관리하는 제도.

업계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요즘 수주전이 과열되는 것도 7월 이전에 사업권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무리한 수주경쟁으로 일부 단지의 경우 적정 이윤을 보장 받기도 어려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활 건 로비

일단 수주에 성공하면 수 백억원의 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업체의 로비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각 업체마다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단지에 대해 2, 3년부터 로비전을 펼치며, 막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는 30~50여명 이상의 중년 여성으로 구성된 홍보원들이 조합원 가구를 일일이 방문해 한 표를 호소한다. 이 과정에서 금품살포와 경쟁업체에 대한 비방선전은 필요악으로 취급된다.

D건설 관계자는 "핵심 로비는 주변 중개업소와 조합 관계자 등 단지 내 유력 인사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업체들은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단지 주변의 유력 부동산 중개업소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 좋은 핵심 중개업소는 아예 월 2,000만~3,000만원 정도를 주고 홍보관으로 사용하고, 여론조성이 가능한 일부 중개업소에도 홍보비 명목으로 월 300만~500만원 안팎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강동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일부 중개업소에 수 백만원의 상품권이 건네져 물의를 빚은 것도 이런 맥락에 보면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이다.

E업체 관계자는 "흔치는 않으나 일부 업체는 회사 직원들이 해당 아파트 전ㆍ월세로 입주해 들어가 조합원 홍보활동에 투입되기도 한다"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마케팅 수단이 동원되는 게 재건축 수주"라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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