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중국 방문지가 중국 동북3성의 대표적 개혁개방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로 3일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6년1월 방중 때에는 베이징(北京)으로 갈 때 거쳐야 하는 선양(瀋陽)을 바로 통과했으나 이번에는 다롄을 들러 선양으로 향하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현지시간)께 다롄에 도착, 하루 묵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은 다롄에서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방추이다오(棒椎島) 국빈관과 시내중심에 위치한 푸리화(富麗華)호텔에 분산해 일단 여장을 풀고 항만 등 주요시설과 다롄시 경제기술개발구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왜 다롄일까.
다롄시는 동북3성의 물류 90%이상을 소화하는 동북3성의 관문으로 조선소 등 중공업 기지와 소프트웨어 산업기지 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세 및 중계무역도 활발한 경제기술개발구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다롄은 최근 항만에 철도와 도로를 연계시켜 2020년까지 동북아 국제물류허브로 성장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롄의 이 같은 구상은 북중러 국경지역인 두만강 변 라진항에 대한 의욕적 개발에 나서고 있는 북한에게는 시사점이 많을 수 있다. 북한은 올해부터 새로 추진될 국가종합발전 1차년계획의 핵심사업으로 라선(라진+선봉)특별시를 국제물류단지와 석유화학ㆍ원유 및 천연가스공급기지로 발전시킨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중국 동북아의 대표적인 물류허브로 주목 받는 다롄의 선진화된 물류시스템과 보세ㆍ중계무역 중심의 경제기술개발구 발전상은 충분히 북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계기로 중국 동북3성의 물류가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또 다른 창구인 라진항의 발전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김 위원장 방중에 앞서 올 3월 선발대 역할을 한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도 귀국에 앞서 다롄을 방문한 것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음이 확인됐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방문 목적 가운데 중요한 것은 북한의 경제발전 계획을 소개하고 이를 위한 북중 경협의 강화 필요성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다롄을 먼저 보고 중국 지도부 앞에서 다롄의 발전사례를 거론하면서 라선 발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의 동선은 오전 5시20분께 북중 국경 단둥(丹東)역에 도착한 뒤 다롄을 거쳐 선양, 베이징으로 가는 순서였다. 단둥에서 다롄까지는 미리 준비된 리무진 등 의전차량이 이용됐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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