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대(UDDㆍ 일명 레드셔츠)가 4일 조기총선을 11월14일 실시하자는 내용의 정부측 타협안을 전격 수용, 50일 넘게 지속된 태국의 시위정국에 돌파구가 마련됐다.
UDD 핵심 지도자인 웨라 무시카퐁은 이날 "시위대의 모든 지도자들이 만장일치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의 타협안을 수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대측은 "아피싯 총리가 언제 의회를 해산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들을 밝혀야 한다"며 "의회 해산 시기가 명확해질 때까지 당분간 시위 대열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시위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탁신 전 총리가 레드셔츠측에아피싯 총리의 11월 총선 제안을 수용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힌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탁신 전 총리는 4일 시위대와 가까운 친탁신계 야당에 전화를 걸어 "화해는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며 "과거를 생각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화해가 이뤄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대관식 기념일인 5일은 상서로운 날로,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혀 곧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아피싯 총리는 3일 밤 TV연설을 통해 정정불안 해소와 정치적 화해를 위해 11월14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는 타협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 정정 불안 해소를 위해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및 입헌군주제 수호, 언론의 공정한 보도, 사회 평등 확대, 헌법 개정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3월 14일부터 방콕 시내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경과 시위대의 잇따른 충돌로 27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
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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