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 이어 KT도 초당 과금제를 도입한다. 초당 과금제란 이동통신 요금을 1초당 1.8원씩 부과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KT는 10초당 18원의 요금을 부과했다. LG텔레콤도 연내 초당 과금제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올해 안에 이동통신 요금이 모두 초당 과금제로 바뀔 전망이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는 초당 과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입 시기는 전산 시스템 변경 작업을 감안하면 3~4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 도입 기간을 감안하면 8월 이전에 초당 과금제를 시행하기는 어렵다"며 "빠르면 3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초당 과금제를 도입한 SK텔레콤의 경우 전산작업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4개월 가량 걸렸다.
초당 과금제를 도입하면 이용자들의 통신비가 줄어든다. 11초를 통화할 경우 과거에는 36원이 부과됐지만 초당 과금제의 경우 19.8원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지난 한 달 동안 시행한 초당 과금제 효과 분석에 따르면 2,500만 가입자가 1인당 평균 8,000원의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동안 초당 과금제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KT가 방향을 전환한 것은 각종 서비스 및 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방통위의 보이지 않는 견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통신비 인하를 정책적으로 밀고 있는 방통위로서는 유일하게 초당 과금제 도입에 반대하는 KT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말로 KT에 무언의 압력을 가해 왔다. KT 내부에서도 초당 과금제를 도입하면 당장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정책적 손실이 더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텔레콤도 이상철 부회장이 "연내 초당 과금제를 도입하겠다"(본보 2010년4월22일자 참조)고 밝힌 만큼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다음달 7일에 사옥을 서울역으로 이전하면서 사명 변경과 함께 초당 과금제 도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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