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로 맞선 SK의 9회말 공격.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9번 조동화는 LG 마무리 오카모토의 초구 볼을 흘려 보낸 뒤 2구째 142㎞ 짜리 직구를 정확히 받아쳤다. 방망이 중심에 걸린 타구는 쭉쭉 뻗어 문학구장 우중간 상공을 날았고, LG 우익수 이병규가 담장 앞에서 점프해봤지만 훌쩍 넘어 스탠드에 꽂혔다. 시즌 1호 끝내기 홈런.
SK가 2일 인천 LG전에서 조동화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6-5로 역전승을 거두고 연승 숫자를 '15'로 늘렸다. 15연승은 1992년 빙그레의 14연승을 넘어 역대 팀 최다연승 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이 부문 최고는 지난 시즌과 올해에 걸쳐 SK가 작성한 22연승. SK는 홈구장 10연승과 LG전 6연승도 이어갔다.
연패 탈출을 향한 LG의 강한 집념도 김성근 SK 감독의 수염을 자르게 하지 못했다. LG는 8회초까지 4-3으로 앞섰으나 8회말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과 폭투를 빌미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9회초에 다시 조인성의 동점 적시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듯했지만, SK의 놀라운 투지와 승운 앞에 무릎을 꿇었다.
SK의 15연승 과정에서 첫 끝내기 승을 선물한 조동화는 이날 9회 대수비로 투입된 뒤 9회말 타석에서 끝내 '사고'를 쳤다. 전날에도 투런홈런을 쳤지만 SK의 두터운 외야진에 선발로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간간히 홈런을 치며 '가을 동화'라는 별명이 붙은 조동화지만 지난해까지 프로 9년 통산 홈런은 단 2개. 이틀 동안 '9년치 홈런'을 쏘아 올린 조동화는 개인 통산 첫 번째 끝내기 홈런까지 덤으로 얻었다.
세이브 1위(11개) SK 이승호는 9회초 동점을 허용하며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4연패에 빠졌다.
대전에서는 삼성이 2년차 신예 외야수 오정복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한화를 8-6으로 제압했다.
4연승을 올린 3위 삼성은 2위 두산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한화는 7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4-4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후 터진 장성우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5-4로 이겼다. 넥센은 잠실에서 두산을 11-3으로 대파하고 이틀 연속 승리를 챙겼다. 넥센 3번 유한준은 홈런 1개 포함, 6타수 5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대전=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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