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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유연한 대응… 노동절 집회 충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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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유연한 대응… 노동절 집회 충돌 없었다

입력
2010.05.0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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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연중 최대 행사인 노동절(1일) 기념집회가 경찰의 유연한 대응과 집회 참가자들의 자제로 평화롭게 끝났다.

특히 노동계의 반발 속에 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가 결정되는 등 충돌의 여지가 다분한 상황에서 과격시위 우려를 불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경찰의 유연한 대응이 눈에 띄었다. 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120주년 세계노동절기념 범국민대회'에는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한국대학생연합 등 6,000명(경찰추산)이 모였다. 예전 같으면 집회 참가자를 압도하는 경찰력을 투입했을 경찰은 이번엔 4개 중대 400여명만 현장에 배치했다. 이마저도 인근 골목 등에 주차한 전경버스에 탄 채 대기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진압복을 입은 전경이나 의경이 아닌 평상시 근무복을 입은 교통경찰만 오갔다. 충돌 소지가 있는 경찰력 배치를 최소화하고 집회 중 교통정리만 하도록 한 것이다.

집회 주최측도 경찰의 대응에 화답했다. 집회 참가들은 이날 본 행사 후 MBC사옥 앞 왕복6차로를 잠시 점거하긴 했지만 곧바로 정리집회를 하고 오후 6시30분께 자진 해산했다. 일부러 도로를 점거한 게 아니라 인파가 워낙 많은 탓으로 보였다. 이날 집회는 물리적 마찰이 전혀 없었다. 부상자가 나오고 60여명이 연행된 지난해 행사와는 대조적이다.

경찰의 유연한 대응은 집회 참가자로부터도 호응을 얻었다. 한 참가자는 "그간 경찰이 질서를 유지한다며 집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를 불법처럼 몰아가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광장 등 도심집회 불허방침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초 노동절 기념집회도 서울광장에서 하려 했으나 경찰의 불허로 무산됐다.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서로 양보하면 도심에서도 평화로운 집회를 할 수 있을 텐데 일년에 한번뿐인 노동자들의 축제를 불허하는 상황은 갑갑하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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