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귀스트 로댕의 생동하는 조각들과 함께 봄이 찾아왔다. 지난달 30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신의 손_로댕'전에는 주말 내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디오 가이드를 나눠 낀 연인,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람객, 손을 꼭 잡은 중년의 부부 등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작품 감상에 몰두했다.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작품은 역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전시장을 찾은 전진희(34ㆍ피부과 의사)씨는 "실제로 보니 책에서 본 것과 전혀 느낌이 다르다"며 "부드러우면서도 꿈틀대는 듯한, 정말 살아있는 인간 같은 근육 표현이 놀랍다. 저런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을까 감탄스럽다"고 말했다.
'입맞춤'과 '영원한 우상' 등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의 사랑에서 비롯된 작품들을 모아놓은 '사랑으로 빚은 조각' 섹션에는 특히 연인 관람객들이 많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이일연(33ㆍ회사원)씨는 "하얀 석고로 된 '입맞춤'을 보니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이 더 깊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흔히 작가의 연보와 사진 전시부터 시작하는 관례와는 달리 이번 전시는 로댕의 손을 상징하는 작품 '신의 손'에서 출발해 주제에 따라 사이사이 로댕의 사진과 작품해설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로댕의 연보를 배치했다. 작품을 통해 로댕을 자유롭게 만난 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정재원(24ㆍ대학생)씨는 "로댕과 조각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 후 그의 작품세계를 관람객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 전시 구성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작품을 보다 깊이있게 감상하고 싶다면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전시해설자)의 도움을 얻는 것이 좋다. 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5차례 도슨트의 전시 설명이 진행되며, 오전 10시30분에는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해설도 해준다. 1577-8968
김지원기자 ed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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