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정부 관계자들이 2일 전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중국 베이징에 있는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가 일주일 동안 다른 손님을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 김 위원장이 금명간 방중할 것이라는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지역 호텔들이 중국 공안당국의 지침에 따라 투숙객들을 내보내고 예약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런 움직임이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단둥 압록강대교 앞에 위치한 중롄(中聯)호텔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1일부터 투숙객들을 철수시키고 5일까지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며 "무슨 이유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공안당국의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롄호텔은 2006년 김 위원장의 방중 1,2일 전에도 보안을 이유로 투숙객들을 내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랴오닝(遼寧) 성장 등 성 지도부가 이날 밤 단둥의 기차역을 방문했다는 얘기가 나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단둥시 정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천정가오(陳政高) 랴오닝성 성장을 포함한 성 고위관계자들이 이날 오후 선양(瀋陽)을 출발, 단둥에 도착한 것을 복수의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했다"며 "이들이 단둥역으로 이동해 현재 머무르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도 "1일 상하이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러시아를 방문하기 전에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 한국 측의 천안함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중국 방문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한국 측의 발표 전 방중이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3월 말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시 방중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이번의 경우 징후가 3월 말보다 뚜렷하다"며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6자회담 복귀 등 북핵 문제, 천안함 사고 등 한반도 정세, 중국의 대북 경제 지원 등 북중 관계 현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후계자로 거론되는 3남 김정은이 동행할지 여부도 관심사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뒤 2000년 5월, 2001년 1월, 2004년 4월, 2006년 1월 등 모두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장학만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