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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사를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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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사를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입력
2010.04.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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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탈로치는 교육을 '사회의 계속적인 개혁의 수단'이라 했다. 교육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몫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희망보다는 실망이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진국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교육의 열망과 교원의 열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역시 교육이다.

'수업 부재' 근본적 해결을

현 정부 출범 이후 자율과 경쟁의 이념 속에서 지속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해 왔으나, 잘못된 관행과 교육 비리 탓에 국민들의 불신만 가중시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국민의 신뢰 회복과 교육 선진화를 위해 교원의 업무 경감 및 전문성 제고 방안, 지역교육청 기능ㆍ조직 개편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내용을 살펴 보면 일부 개선 의지는 찾을 수 있으나 단위 학교에서 제기되는 수업 부재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교사들이 공문 처리 등 각종 업무 때문에 수업에 직접적 피해를 호소하는 현상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각종 문서의 전산화는 행정 낭비와 업무 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업무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에 현실적으로 학교 업무는 교사들에게 일정 부분 전가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전자문서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교사가 아닌 사람들이 대신해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행정직원이나 보조요원들이 지원해 주거나, 상급기관에서 학교로 보내는 공문 건수를 줄이면 교사의 업무 부담이 일부 줄어들 뿐이지, 교사들이 전적으로 수업에 전념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각종 기관에서 생산하거나 보고하는 각종 공문들이 학생들의 교육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 심도 있게 고민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단지 공문을 학교에 내려 보내고 결과를 수집하는 기능이 주된 임무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동시에 교사의 주당 수업시간 경감과 교사 증원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학교 현장지원 중심의 지역교육청 기능ㆍ조직 개편안은 교육청이 감독기관의 이미지를 벗고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단위 학교의 학생 교육이 우리 교육의 중심이 되는 게 마땅하다. 학생 수업 활동이 중시되고,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좋은 수업은 좋은 교사가 만드는 것이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인정받고 우대받으려면 시범 운영 중인 수석교사제가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충분한 행정ㆍ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 우리 교직사회가 일부 교육 무관심 교원에 대해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현상이 온정주의 문화 속에서 묻혀갈 수도 있지만 학교 구성원들 간에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좋은 교사가 좋은 수업 만들어

역시 중요한 것은 학교 활동 중 가장 비중이 큰 수업 활동이다. 수업은 교사 본연의 임무이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교육 수요자들은 항상 좋은 교사와 좋은 수업, 그리고 좋은 학교를 갈망하고 있다. 좋은 수업은 열의에 찬 교사의 전문성에서도 비롯되지만, 좋은 수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각종 지원 체제도 중요한 요소이다.

수업 활동의 지원 역할은 이제 교감 및 교장, 그리고 교육청의 몫이 되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각종 교육정책도 좋은 수업을 통해 유능한 학생을 육성하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교육 부재'라는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고 교육이 제자리 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관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찾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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