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또다시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휴대폰과 평판 TV는 분기 사상 가장 많이 팔리는 등 삼두마차가 고른 성적을 냈다. 월드컵 특수 등이 예상되는 2분기 역시 1분기를 넘어서는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해외 법인 포함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34조6,400억원, 영업이익 4조4,100억원, 당기 순이익 3조9,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1%, 영업이익은 무려 643% 급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4년 연간 실적이 가장 높았으나 그때는 분기별 실적을 결산하지 않아 정확한 분기 수치를 제시하기 어렵다"며 "분기별 실적을 결산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휴대폰 TV 삼두마차 질주
호실적의 1등 공신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1분기에 매출 8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9,6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실적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컴퓨터(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반도체 가격을 끌어 올렸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는 발빠르게 D램 메모리 반도체 공정을 40나노급으로 전환하면서 60나노급에 머문 해외 경쟁업체들을 따돌렸다.
휴대폰도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시장에서는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바람으로 애플'아이폰' 등에 밀려 고전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의외였다.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6,4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전분기 20%에서 22%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인 12%를 유지하며 전세계를 강타한 스마트폰 바람을 비껴갔다.
LCD와 PDP를 합친 평판 TV 역시 발광 다이오드(LED) TV 바람을 타고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8,4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전분기 19.2%에서 20%대에 이를 전망이다.
2분기 이후 더 좋다…아이패드 대항마도 개발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세는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월드컵 특수 등으로 LCD 수요와 휴대폰, TV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은 1분기 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호황은 윈도7 PC 교체 수요와 아이폰 4G 출시에 따라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까지 PC 교체 수요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지만 삼성전자 외에 대만, 일본업체들은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못돼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애플에서 아이폰 4G를 내놓으면 낸드플래시 수요도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이 상무는 "반도체와 LCD 등 시설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자체 개발한 휴대폰 운용체제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늘리고,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 같은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분기에 스마트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휴대폰 부문의 고전이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갤럭시 S' 등 안드로이드폰을 대거 선보이면서 마케팅 출혈과 함께 영업이익률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애플 등 스마트폰 강자들과 콘텐츠 싸움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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