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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휴대폰 수다, 애정행각 등 대중교통서 몰상식과 무례 없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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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휴대폰 수다, 애정행각 등 대중교통서 몰상식과 무례 없어지길…

입력
2010.04.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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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이면 어김없이 최소 하루 두 번, 1시간 남짓 버스나 지하철을 타야 하는 직장인이다. 나 같은 서민들에게 이 값싸고 안전한 이동수단들은 고맙고 소중한 생계의 원군인 셈이다. 그리고 그 공간은 직장 상사나 고객들의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내 몸과 마음을 편히 놓아둘 수 있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그 공간 안에서만큼은 '영업용 미소'로 내 얼굴 근육을 혹사시켜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상이 찌푸려지는 때가 너무 많다. 지하철에 앉자마자 휴대폰으로 수다를, 그것도 큰 소리로, 떨어대는 이들도 있고, 이어폰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요란한 음악소리에 최면이 걸릴 것 같은 경우도 드물지 않게 경험한다. 공공장소에서는 과하다 싶게 애정을 과시하는 커플들의 몸짓은 오히려 견딜 만하다.

눈만 감으면 되니까. 그런데 귀는 닫을 수 없지 않은가. 그런 소음 속에 앉아 '100년쯤 뒤의 미래 인류에게는 눈꺼풀처럼 귀덮개 같은 피부 조직이, 진화의 축복으로, 생겨나지 않을까'공상한 적도 있다.

친구나 연인, 가족끼리 나누는 조용한 담소는 아름다워 보인다. 불가피하게 전화를 받으면서도 주변을 의식해 삼가는 태도만 보여도 그 소음은 견딜 만하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소음 자체보다 무례와 몰상식을 자신의 권리인양 드러내는 일부의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버스와 지하철이 지금보다는 성숙한 시민들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중규(서울시 양천 목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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