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저온에 따른 '애그플레이션'과 철강가격상승으로 인한 '아이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물가에 적신호가 걸렸다. 이례적인 4월 한파로 농산물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물가는 이미 '고통'수준에 도달했고,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광석가격 폭등은 모든 산업을 전방위적로 압박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자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처럼 공급에서도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저물가 파티'가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향후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13면
30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배추(특ㆍ10㎏)는 이날 1만5,477원에 거래되며 1주일 전보다 가격이 5.2% 올랐다. 양배추(24.6%) 수박(9.7%) 열무(35.3%)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감귤ㆍ양파 등의 가격은 1개월 전에 비해 50% 이상 치솟았다.
우리나라가 채소류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 산둥성 역시 냉해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 작황이 크게 나빠지면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채소류 가격도 20% 안팎 상승했다.
진짜 심각한 것은 철광석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다. 세계경제 회복, 그리고 세계 자원의 블랙홀인 중국의 지속 성장으로 철강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 철광석 메이저들은 가격은 배이상 올린 상태. 작년 톤당 평균 60달러에 불과했던 철광석 가격은 올해 4~6월 계약 기준으로 110달러까지 폭등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철강업계와 건설업계가 철근값 인상을 두고 공급중단사태까지 빚는 등 벌써부터 파장은 만만찮다. 철광석은 '산업의 쌀'로 불릴 정도로 전ㆍ후방 연쇄 효과가 큰 원자재.'철광석 가격 상승 →철강제품 가격 인상 →조선, 건설, 자동차업계 원가 상승 및 채산성 압박 →전반적인 인플레'등의 파급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국제 원자재 가격도 마찬가지. 국제유가는 29일(현지시간) 85달러(WTI)까지 치솟았고, 니켈ㆍ구리 등의 가격도 두 배 이상 폭등했다. 박은수 산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하반기 이후에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젠 본격적인 인플레 압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곡물등 농산물가격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을 뜻한다.
●아이언플레이션(ironflation): 철(iron)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기초원자재인 철강가격인상이 빚어내는 전반적 인플레압력을 의미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