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의 직영사찰 전환은 수도권 포교를 위한 정책적 결정이다."(조계종 총무원)
"정치적 외압이 아니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없다."(봉은사)
서울 강남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좌파 주지' '외압' 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봉은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계종 총무원, 봉은사, 불교단체 관계자 등 3자가 참석한 토론회가 30일 오후 서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의 배경과 절차, 외압설 등을 놓고 참석자들이 5시간여에 걸쳐 열띤 논쟁을 벌였지만 총무원과 봉은사 측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모두발언을 통해 "봉은사 직영 지정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봉은사가 강남의 대표적 공찰이며 특정 문중이 없어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고, 지난날의 성과와 시스템이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명예대표 법안 스님이 "재원 마련을 위해 직영 사찰을 지정하는 것은 개괄적으로는 이해가 되나 너무 급하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영담 스님은 "소통에서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직영화할 사찰이 많지 않다"고 답했다.
봉은사 신도회장 송진씨가 "봉은사 직영 이유가 따로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자 박영규 총무원 총무차장은 "외압설 제기로 인해 직영 전환에 대한 설명이 차단됐다"면서 "수년 간의 연구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정책적 판단의 결과가 응집된 것"이라고 답했다.
명진 스님은 "토론회가 솔직해졌으면 한다. 갑자기 직영을 결정해놓고 뜯어맞추고 있다.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영담 스님은 "(좌파 주지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했다는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의) 외압이 있었다면 총무원장 스님이 중앙종회에서 현 봉은사 주지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말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