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은 지금 봐도 놀라운 책이 아니라 지금 보면 깜짝 놀라게 되는 책입니다. 단지 창조론을 격파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인간중심주의를 뒤흔드는 불온한 책이죠." 종의>
진화론을 확립한 서양 과학의 고전, 다윈의 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정작 이를 읽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스스로 "다윈과 10년째 사귀고 있다"고 말하는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연구원 박성관(43)씨가 해설서인 을 펴냈다. 그린비 출판사에서 내는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의 10번째 책이다.
그는 '종의 기원을 읽는다' '다윈과의 산책' 등 여러 강의와 세미나를 열었고, 청소년을 위한 책 를 쓰는 등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인간을 어떤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책을 잘 읽지 못하는 편인데 10년 전 처음 읽은 에서는 단 한 구절도 걸리는 부분이 없었어요. 흔히 다윈의 진화론이 인간을 진화의 정점에 놓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다윈은 그런 발전론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었습니다."
1859년 나온 의 초판 내용을 3분의1 정도 인용하면서 거기에 박씨가 쉬운 요즘 말과 자신의 시각으로 해설을 붙인 이 책은 무려 9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분량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을 읽지 못할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인용을 많이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책을 통해 박씨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의 4장, '자연선택' 부분이다. 그는 "자연선택설을 적자생존으로 이해하는 것은 다윈의 뜻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윈이 말하는 자연스러운 선택은 신학의 창조론은 물론, 생물의 능동성을 강조한 라마르크의 이론과도 다른 지점에 있었기 때문에 당시 과학자들과도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는 것이다. "다윈은 물리적 조건이 아닌 생물과 생물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했는데, 이를 생존경쟁이나 적자생존이라는 단순한 틀로 협소화시켜서는 안됩니다. 다윈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성형수술해버린 결과예요. 다윈은 다른 시대, 다른 문화의 사람들에 의해 계속 연구되어야 합니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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