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총리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경제분야 만큼은 자신 있다"던 브라운 총리는 29일 밤 열린 마지막 3차 TV 토론에서마저도 지지율을 끌어 올리지 못했다. 토론 직후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의 손을 가장 먼저 들어올렸다.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도 브라운 총리보다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영국 일간 더 선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토론 직후 유권자들을 상대로 '누가 승자인가'조사한 결과 응답자 41%가 캐머런 당수를 지지했으며, 클레그 당수(32%)와 브라운 총리(25%)가 뒤를 이었다.
ITV와 여론조사기관 콤레스의 공동 조사에서도 캐머런 당수 35%, 클레그 당수 33%로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브라운 총리만 26%로 꼴찌를 기록했다. 가디언과 ICM의 공동조사에서만 브라운 총리가 29%를 얻어 클레그 당수 27%보다 앞섰다. 이 조사 역시 캐머런 당수가 35%로 가장 높았다.
BBC 주관으로 버밍엄대에서 열린 이날 토론에서 3당 당수는 재정적자, 증세 문제, 금융규제 방안, 이민 문제 등을 주제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특히 최장수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재무통 브라운 총리로서는 뒤쳐진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브라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재앙이 되고 있는 재정 위기를 반드시 막겠다"며 "나는 경제가 좋았던 시기나 나쁜 시기 모두 이끈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두 당의 경제 회복 정책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캐머런 당수가 "노동당 정부 13년 동안 세금이 크게 올랐고, 올 영국 재정적자는 그리스보다 많을 것"이라 공격하자 제대로 방어를 못했다.
브라운 총리가 기댈 곳은 여전히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 넘는다는 사실. 그러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운 총리가 마지막 남은 가장 큰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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