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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농민들 가슴에 봄의 향기가 가득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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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농민들 가슴에 봄의 향기가 가득하도록"

입력
2010.04.3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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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엘리어트의 시 '황무지'처럼 4월은 무척이나 잔인한 달이었다. 연일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고, 날씨마저 봄 같지 않은 스산함을 느끼게 했다. 봄 상품 판매에 한창일 유통업계 역시 아직 겨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쌀쌀한 공기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중순 충남 금산의 한국벤처농업대학 졸업식에 다녀왔다. 항생제를 쓰지 않고 풀어 키운 닭, 제초제 없이 자연 순환 농법으로 기른 쌀 등 남다른 정성으로 최고의 농축산물을 생산해 낸 40여명의 농민을 위한 자리였다.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며 열정을 불태운 이들의 실패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들으며 우리 농가의 '봄날'이 지척에 와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녹색 경영이다. 에코백과 디지털 전단 등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 소비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무엇보다 친환경 상품의 판매일 것이다. 특히 최근 시판 먹을거리의 불신이 커지면서 저농약, 무농약, 친환경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1촌 1명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농가에서 발굴한 고품질의 친환경 상품을 마진 없이 판매하고 있다. 각 지역의 우수 농축수산물을 선정해 유통ㆍ마케팅 노하우를 전수, 지역 사회를 육성하고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도모하는 사회공헌 활동인 셈이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38개 농가의 200여개 상품을 발굴했고 지난달 벤처농업대학을 졸업한 10명의 농민도 자식처럼 길러낸 잡곡, 딸기, 곶감 등의 농산물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농산물 값이 크게 올랐지만 생산량 급감과 생산비의 증가로 농가의 소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 전 1촌 1명품 방송을 통해 소개한 '거창 친환경 땅강아지 사과'는 25분 만에 1,500세트가 모두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다. 비싼 가격에 선뜻 과일을 구매하지 못했던 소비자에게도 상품 유통 통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농민에게도 큰 기쁨을 준 의미 있는 25분이었다.

모든 상품의 복잡한 유통 단계를 단번에 일소(一消)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고객과 농가에 힘이 될 수 있는 기업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특히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 주는 친환경 상품의 가치는 남다르다. 유기농 된장, 무항생제 닭고기를 생산한 농민에게는 고객이 직접 쓴 감사의 편지가 도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은 녹색 바람이 마음의 온도까지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

신록의 계절 5월에는 알려지지 않은 우리 명품 농축산물을 더욱 많이 소개해 우리의 식탁과 농민의 가슴에 봄의 향기를 가득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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